일본 ‘위풍당당 조1위’

  • 입력 2002년 6월 14일 18시 36분


14일 일본의 모리시마 히로아키가 오른발 강슛으로 선제골을 뽑아낸 뒤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기쁨을 토해내고 있다.
14일 일본의 모리시마 히로아키가 오른발 강슛으로 선제골을 뽑아낸 뒤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기쁨을 토해내고 있다.
경기종료 휘슬이 울리자 4만5200여석 관중석을 뒤덮은 청색 일본대표팀 유니폼의 물결이 크게 흔들렸다. 그 물결 속에서 쉴새 없이 터져나오는 ‘닛폰’ ‘닛폰’의 함성.

일본이 마침내 16강 진출의 꿈을 이뤘다. 그것도 당당하게 H조 1위의 성적으로.

14일 일본 오사카의 나가이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 튀니지의 H조 마지막 경기에 임하는 양팀의 각오는 대단했다. 튀니지는 비록 1무 1패로 진출가능성이 희박했지만 2점차로 승리하면 16강 진출 가능성이 있어 사력을 다했다. 일본팀은 유리한 여건이었지만 필리프 트루시에 감독이 전날 밝혔듯 ‘결승전과 같은 각오와 투지’를 보여주었다.

14일 표정  일본 vs 튀니지 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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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팀은 비기기만 해도 본선진출이 가능하지만 기왕이면 이겨서 시즈오카경기장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러시아와 벨기에전 결과에 관계없이 조1위로 올라가는게 목표였다. 이렇게 되면 C조 1위인 브라질을 피해 2위인 터키와 맞붙기 때문에 8강진출도 가능하다는 생각에서 팬들 역시 벨기에전이나 러시아전 보다 훨씬 더 격렬한 응원을 보냈다.

오른쪽 날개를 맡은 오노 신지, 중앙 사령탑을 맡은 주장 나카타 히데토시, 1차 2차전에서 연속 골을 넣었던 이나모토 준이치가 공을 잡을 때마다 관중은 괴성에 가까운 환호성을 올렸다. ‘카르타고의 독수리’ 튀니지의 발길은 열광적인 일본의 응원에 완전히 얼어붙고 말았다.

‘본선 진출 확정’의 현장을 지키기 위해 전날 저녁부터 각지에서 모여든 일본 관중들은 후반 3분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열광했다. 그토록 기다리던 골이 터진 것이다. 공격수 모리시마 히로아키는 중앙돌파에 이어 외곽에서 걷어올린 공을 역모션으로 성공시켰다.

1-0으로 앞서자 일본팀은 더욱 공세를 취했으며 후반 30분경 일본축구의 대명사, 나카타 히데토시가 터뜨린 추가골은 튀니지의 모든 희망을 앗아가버렸다.

일본팀은 전반전 수비가 뚫리는 듯 하면 퇴장을 각오하고 튀니지 선수를 뒤에서 붙잡는 파울 조차 서슴치 않는 등 절대 골을 내주지 않으려는 필사적인 모습을 보였다.

튀니지는 러시아에 0-2로 패배했지만 벨기에와는 1대1로 대등한 경기를 벌일만큼 수비력이 좋은 편이나 이날은 2골차 이상 넣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허점을 보였다. 공격진은 벨기에전에서 한 골을 기록한 포워드 지아드 자지리의 고군분투 만으로는 골을 만들기에 역부족이었다.

이날 전반 종료 직전 튀니지아 공격진이 페널티지역 안에까지 치고 들어갔다가 파울처럼 보이는 수비로 슛 찬스를 놓쳤지만 심판이 경기를 그대로 진행하자 일부 외신기자들은 ‘봐줘도 너무 한다’는 뜻으로 고개를 흔들며 취재석을 떠나기도 했다.

오사카〓조헌주기자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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