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포르투갈전 공격축구로 정면승부”

  • 입력 2002년 6월 12일 18시 29분


“기어다니면 진다. 우리의 길을 가겠다.”

거스 히딩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사진)은 12일 경주시민운동장에서 가진 비공개 훈련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16강에 오를 수 있고 선수들도 확신을 갖고 있다”며 14일 포르투갈전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는 특히 “한국은 뒤로 물러나 한두차례의 역습 기회나 기다리는 플레이를 하지 않을 것이고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며 미드필드 압박을 통한 공격축구로 포르투갈을 제압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다음은 히딩크 감독과의 일문일답.

-미국전 이후 분위기가 침체됐는데.

“처진 분위기에서 빠져나오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선수들이 실망했다는 건 좋은 징조다. 선수들이 결과에 만족하지 못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4,5개월전이라면 우리가 거둔 1승1무에도 모두 아주 기뻐했을 것이다. 바로 이 부분이 포인트다. 아주 짧은 기간에 우리는 무승부에 만족할 수 없게 됐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선수들은 스스로의 역량을 알고 있고 그래서 건강한 ‘자기 비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수비라인에 변화가 있나?

“포르투갈은 우리가 반드시 막아야 하는 한명의 강력한 스트라이커(파울레타)를 앞세우고 있다. 하지만 확신컨대 우리는 훌륭한 조직력을 갖추고 있다. 정신력도 강하다. 주도권을 쥐어야 하고 뒤로 물러나 기어다니면 진다.”

-이영표와 박지성의 출전 가능성은?

“이영표는 아주 열심히 회복 훈련을 했고 현재 정상 컨디션을 되찾았다. 박지성은 불확실한데 포루투갈전 마지막 순간 교체멤버로 출전할 수도 있다. 내일밤까지 그의 회복을 지켜보겠다.”

-포르투갈의 상승세를 어떻게 보나.

“포르투갈은 충격스런 첫 경기후 파워를 되찾았다. 첫 경기에서는 나태했고 뭐가 일어날지조차 몰랐다. 내가 말했듯이 포르투갈과 같은 강팀은 반드시 실패를 만회한다. 폴란드전에서 그랬다. 폴란드는 공격은 많이 했지만 결정적인게 별로 없었다. 그래서 포르투갈이 역습으로 이길 수 있었다. 포르투갈은 아주 위함한 팀이다. 우리의 과제는 포르투갈을 압박하고 장악하는 것이다.”

-피구를 막을 대책은?

“물론 계획이 있지만 그런 세계적인 선수를 마크하기 위해 두세명을 투입 할 수는 없다. 그들을 막아야 할때는 막아야 할 것이고 그런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 있다. 하지만 너무 그들을 과대평가하는 우는 피해야 한다. 그들에게만 집중하면 다른 주요 선수들을 놓칠 수 있다.”

-한국의 16강 진출 전망은? 그리고 16강 진출때 만날 상대에 대한 두려움은?

“전혀 두려움이 없다. 우리는 16강에 오를 수 있고 선수들도 확신을 갖고 있다. 안될 이유가 뭐가 있는가. 16강에 올라 일단 상승세를 타면 상대가 누구인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나는 이탈리아도 별로 두려워하지 않는다. 한국을 포함해 일단 16강에 오른 팀은 모두 다 강팀이다.”

-한국의 축구 응원 열기에 대한 생각은.

“전국의 축구팬에게 감사할 뿐이다. 환상적이다. 나는 팬이 열정을 표출하면서도 질서정연하게 행동할 수 있다는 걸 세계에 보여준 모범사례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인이 이를 지켜봤고 나도 이에 관해 숱한 질문을 받았다. 한국을 위해서도 긍정적인 이미지다. 이런 팬과 함께 해 행복하다.”

경주〓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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