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관록’이 에콰도르 ‘패기’ 눌렀다

  • 입력 2002년 6월 9일 23시 24분


멕시코는 월드컵에 13번째 출전하는 ‘월드컵 단골 손님’. 에콰도르는 이번 대회가 월드컵 첫 경험. 의욕은 앞섰지만 멕시코의 풍부한 경험에는 어쩔 수 없었다.

출발은 에콰도르가 좋았다. 전반 5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울리세스 데라크루스가 문전을 향해 센터링을 올렸다. 공은 솟구쳐 오른 아구스틴 델가도의 머리에 맞고 멕시코 골문 구석으로 향했다. 1m87의 장신 스트라이커 델가도를 자유롭게 놓아준 것이 멕시코 수비진의 실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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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월드컵 사상 첫 골을 성공시킨 에콰도르의 감격은 오래가지 않았다. 멕시코는 침착하게 에콰도르 수비진을 공략해 나갔다. 전반 28분 라몬 모랄레스가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에서 빠른 패스를 문전 쪽으로 찔렀다. 하레드 보르헤티의 그림 같은 왼발 발리슛이 이어졌고 승부는 원점. 후반 들어서도 멕시코의 공격은 그칠 줄 몰랐다. 후반 12분 헤라르도 토라도의 강한 왼발 슛이 승부를 갈랐다. 역시 관록의 승리. 멕시코의 수비형 미드필더 토라도는 스페인 리그 FC 세비야에서 활약하는 선수. 침착하고 정확한 슛으로 ‘큰물’에서 뛰는 선수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에콰도르는 후반 36분 에디손 멘데스가 골키퍼와 맞서는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지만 멕시코 골키퍼 오스카르 페레스의 선방으로 동점을 만들지 못했다.

한편 멕시코는 이날 2승째를 올렸지만 아직은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 1위 통과가 유력했던 이탈리아가 전날 크로아티아에 패했기 때문. 이탈리아와의 마지막 경기를 남겨 둔 멕시코는 이 경기에서 비기기만 하면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한다. 그러나 만약 멕시코가 이탈리아에 패하고 크로아티아가 에콰도르에 승리하면 3팀 모두 2승1패가 돼 골 득실을 따져야 한다.

미야기〓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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