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황선홍-유상철 연막전”

  • 입력 2002년 6월 8일 23시 17분


유상철과 황선홍(왼쪽부터)이 폭염에도 불구하고 팀훈련에 참가해 주변의 갖가지 추측을 낳고 있다.
유상철과 황선홍(왼쪽부터)이 폭염에도 불구하고 팀훈련에 참가해 주변의 갖가지 추측을 낳고 있다.
연막전술인가, 미국전 대비 몸풀기인가.

폴란드전에서 부상해 치료에 매달려왔던 황선홍과 유상철이 8일 오전 경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대표팀 훈련에 나란히 참가했다. 오전 11시10분부터 2시간여 동안 진행된 오전 훈련은 15분 동안만 취재기자들에게 공개됐고, 이후에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공개된 15분 동안 두 선수는 다른 선수들과 함께 운동장을 돌며 몸을 풀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훈련 전 가진 인터뷰에서 “완전히 나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상태를 보고 가볍게 몸만 풀고 훈련에서 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훈련이 끝난 후 대표팀의 허진 미디어 담당관은 “오늘 주전과 비주전으로 나눠 연습게임을 했다”며 “황선홍과 유상철이 어느 팀에서 뛰었는지, 연습 게임에 참가했는지 안했는지에 대해서는 취재기자들에게 알려주지 말라는 히딩크 감독의 지시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비공개로 해도 미국팀에 훈련 내용이 흘러들어가는 걸 염두에 둔 히딩크 감독이 역정보를 흘리기 위해 두 선수를 훈련에 참가시켰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히딩크 감독은 부상한 선수들 위주로 예정에 없던 오후 훈련을 실시하면서 유상철을 포함시키고 황선홍을 제외해 궁금증을 더욱 증폭시켰다.

경주 화랑교육원 운동장에서 열린 오후 훈련에는 핌 베어벡 코치가 지켜보는 가운데 유상철 이영표 최용수가 패스 게임, 슛 연습 등을 하며 1시간반가량 굵은 땀방울을 쏟아냈다.

이용수 기술위원장과 베어벡 코치 등은 훈련 장면은 공개했지만 갑자기 훈련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굳게 입을 다물었다. 훈련이 끝난 후 취재기자들이 다가서자 유상철은 전력질주해 운동장을 빠져나갔다. 기자들이 쫓아가면서 컨디션을 묻자 유상철은 밝은 표정으로 “잘 뛰잖아요”라며 서둘러 차에 올랐다.

대표팀 관계자들이 9일경에나 훈련에 합류할 수 있다고 밝힌 황선홍과 유상철이 예정보다 하루 빨리 훈련에 참가함으로써 미국전에 출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최태욱은 “미국의 젊은 선수들이 포르투갈전에서 하는 것을 보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미국 수비수들이 체격이 크고 힘이 좋지만 스피드를 살리면 충분히 뚫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미국이 빠르기 때문에 공격과 수비진의 간격을 좁혀 역습에도 대비해야 한다”며 미국전 대책에 대해서도 자신있게 이야기했다.

또 송종국은 “날씨가 더워 체력적으로 힘든 경기가 예상되지만 기회 있을 때마다 공격에 가담해 미국 수비를 흔들 것”이라고 말했다. 포르투갈전에서 맹활약을 한 미국의 왼쪽 미드필더 비즐리에 대해 “포지션이 나하고 겹치기 때문에 자주 충돌할 것 같다”며 “개인기도 있고 체력과 스피드도 좋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나 또한 체력이나 스피드는 자신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경주〓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