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총회 블래터 비판발언 봉쇄 재선위한 직권남용?

  • 입력 2002년 5월 28일 18시 58분



‘블래터 회장의 선거 유세장?’

28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특별총회. 이날 회의는 FIFA내부에서 그동안 제기돼 왔던 재정문제에 대해 토론하는 장이었다. 그러나 이날 특별총회는 처음부터 끝까지 ‘문제의’ 현 제프 블래터 회장에 대한 찬사일변도 였다.

블래터 회장은 모두 발언에서 “FIFA는 아직 권위가 있고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나는 숨길 게 없다. 오늘 내가 결백하다는 것을 느낄 것이며 내일 총회에서 누구를 찍을 지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훌리오 그론도나 FIFA 재정위원장은 “지금 FIFA의 문제는 일부 언론에서 잘못된 정보를 줬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며 “FIFA의 재정 상태는 그 어느때보다 건실하다. 현금유동성과 자산 등에서 안정돼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우스 린시 재정국장도 FIFA의 재정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설명하며 재정상태가 좋은 ‘이유 11가지 사실’을 자세한 도표와 그림을 곁들여 설명하기도 했다.

점심 식사후 재개된 질의 응답시간에서 블래터 회장은 “우린 시간이 많이 없고 또다는 일정이 있으니 질문은 2시까지만 받겠다”고 선언한뒤 자메이카와 리비아, 파푸아뉴기니, 이란 등 자신을 지지하고 있는 회원국만 호명해 발언 기회를 주었다. 발언권을 얻은 회원국 멤버들은 “FIFA가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왜들 난리냐. 오늘 FIFA의 재정상태를 봤듯이 아주 건실했다. 이렇게 FIFA를 건실하게 이끈 블래터 회장에 존경을 표한다”고 입을 모았다.

질의응답시간이 끝나기 15분전 노르웨이의 여성멤버가 간신히 발언권을 얻어 “FIFA 문제의 본질을 알기 위해 데이비드 윌 내부감사위원회 위원장과 미셸 장 루피넨 사무총장의 발언도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블래터 회장은 “오늘은 시간이 모두 지났으며 내일 정기총회때 그들에게 시간을 주겠다”라며 임시총회를 끝내 버렸다.

이날 총회에서 3주전 FIFA 재정문제를 제기했던 미셸 장 루피넨 FIFA 사무총장은 “사무총장인 내가 재정보고서와 관련해서 완전히 배제됐으니 이번 재정보고서는 무효다”라고 말했다. 정몽준 FIFA 부회장도 “재정 문제가 개인적인 문제와 제도적인 문제에서 비롯됐다. 블래터 회장은 책임을 회피하려고만 한다”라며 비난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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