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수능]亞청소년축구 대표위해 문제지 이란공수

  • 입력 2000년 11월 9일 19시 25분


“수능시험 문제지를 이란으로 공수하라.”

12일에서 26일까지 이란에서 열리는 제32회 아시아청소년축구대회에 참가하는 청소년국가대표팀을 위해 내려진 ‘특명’이다. 대표팀 선수 가운데 수능 수험생 7명이 포함돼 있기 때문.

교육부는 9일 이들을 위해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시험을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표팀 수험생은 김정우(부평고) 박병규(〃) 김영삼(정명고) 주광윤(중대부고) 전상대선수(한양공고) 등 고교생 5명과 지난해 프로팀에 입단한 박용호 최태욱선수(안양).

교육부는 이를 위해 교육부 중앙 감독관 1명, 서울시교육청 장학사 2명, 호송 책임 경찰관 1명 등 4명을 테헤란에 파견한다.

이색적인 ‘해외 출장시험’은 86년 아시아청소년축구대회가 열린 카타르의 도하에서 학력고사를 치른 적이 있어 두 번째다.

교육부는 시험 문제의 보안을 위해 특별 조치를 취했다. 시험지는 3중으로 포장된 뒤 열쇠가 달린 가방에 넣어진다. 시험 감독팀이 13일 이 가방을 직접 들고 비행기에 타고 15일 한국과 똑같은 시간에 시험을 치른 뒤 곧바로 시험지를 회수, 16일 귀국한다.

교육부는 한국 대사관이나 현지 학교를 빌려 시험을 치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이 한국과 똑같은 시간에 시험을 치르려면 시차 때문에 현지 시간으로 15일 오전 3시10분부터 11시반경까지 ‘강행군’을 해야 한다.

시험 당일 파키스탄과 B조 예선 경기가 있어 대부분 주전 선수인 이들은 시험 이후 2시간만인 오후 1시반 이 경기에 출전해야 한다.

교육부는 “내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출전권이 걸린 중요한 대회라는 대한축구협회의 요청으로 ‘해외 출장시험’을 실시키로 했다”면서 “국익을 위해 뛰는 선수들을 배려해 조치를 취했지만 문제의 유출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시험 당일 새벽에 시험을 치르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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