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여자 핸드볼 ‘뜻대로’…5연속 결승행 눈앞

  • 입력 2000년 9월 28일 18시 49분


40%―23.9%.

브라질이 ‘마녀 군단’ 한국의 벽을 넘기에는 2%가 아닌 16.1%가 부족했다.

28일 시드니 올림픽파크내 파빌론 돔구장. 올림픽 핸드볼 사상 전무후무할 5회 연속 결승 진출을 눈앞에 둔 한국 여자 대표팀이 준준결승에서 브라질을 35대24로 대파하고 4강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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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주장인 골키퍼 오영란과 이남수가 브라질의 슛 40개중 40%에 이르는 16개를 몸으로 막아낸 데 힘입어 예상대로 낙승을 거뒀다. 반면 브라질 골키퍼 채나 메이슨은 46개의 슛 중 23.9%인 11개를 막는 데 그쳤다.

슛 찬스는 6개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양 팀 골키퍼의 경쟁력에서 점수차가 크게 벌어진 셈.

하지만 영광 뒤에는 상처가 남았다. 경기후 오영란과 이남수는 “제가 제 몸을 보기도 이젠 무서워요”라며 몸서리를 쳤다. 예선 포함해 5경기를 모두 이겼지만 우리보다 몸이 큰 유럽과 남미 슈터들의 캐넌슛을 막아내다 보니 온 몸이 시커먼 피멍으로 범벅이 될 정도.

핸드볼 공의 무게는 410g에 불과하지만 몸무게를 실어 날리는 공의 속도는 웬만한 프로야구 선수의 강속구에 맞먹는 140㎞에 이른다.

스치기만 해도 피멍이 드는 것은 물론 얼굴이나 관절에 공을 맞았을 때는 온몸으로 충격이 전달돼 잠시 정신을 잃을 때도 있다는 게 이들의 애환이다. 이 때문에 남자 골키퍼들은 성기 보호대를 착용하고 있다.

승부는 초반에 일찌감치 갈렸다. 한국은 2―2의 탐색전을 끝낸 뒤 세계 최고의 거포 이상은(6점)과 김현옥(9점) 허영숙(4점)이 각각 2골씩 연속 6골을 넣으며 8―2로 뛰쳐나갔고 이후부터는 여유 있게 페이스를 조절해가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84년 로스앤젤레스 은메달 이후 88년 서울과 92년 바르셀로나 2연속 금메달, 96년 애틀랜타올림픽 은메달을 따낸 한국여자핸드볼은 덴마크―프랑스전 승자와 29일 결승 티켓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시드니〓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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