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2000]지단 '오케스트라'…피구 '심포니' 울리다

  • 입력 2000년 6월 29일 19시 27분


프랑스의 핵 지네딘 지단(유벤투스). 그리고 포르투갈 돌풍의 핵 루이스 피구(FC 바로셀로나). 승패를 떠나 둘은 천재라는 점에서 닮은꼴이다.

그러나 플레이 스타일은 뚜렷이 다르다. 지단은 컴퓨터같이 정밀한 패스와 예측 불허의 송곳 패스로 상대의 허를 찌른다.피구는 춤추듯 리드미컬하다가도 때론 성난 파도처럼 격렬하다.포르투갈 축구를 두고 음악에 빗대어 '피구 심포니'란 신조어가 생겨났을 정도.

지단이 정중앙에서 중심을 잡고 확실한 야전 사령관 역할을 한다면 피구는 때론 양 사이드로 때론 최전방으로 운동자을 휘젓고 다니며 '자유인'을 자처한다.

지단은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알제리 계.98프랑스월드컵 브라질과의 결승전에서 선취 결승골을 넣으며 프랑스 우승을 이끌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대통령과의 면담때는 몰려든 팬이 지단을 대통령으로 라는 구호를 외칠 정도.그러나 지단은 프랑스보다는 부인의 조국인 스페인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다는 신념에 변함이 없다.

피구는 72년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 태생.외신들은 피구를 조국 때문에 실력보다 저평가돼온 불운의 스타 로 묘사했다.그러나 그가 몸담고 있는 바르셀로나 팬들은 이미 피구의 진가를 알고 있었다.올초 FIFA는 같은 팀의 히바우두(브라질)를 올해의 선수 로 선정했지만 팀 서포터스들은 피구를 '올해의 선수'로 뽑았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