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단신]"육상최강 미국이 마라톤은 후진국?"

  • 입력 2000년 5월 9일 19시 38분


'육상 최강국 미국이 마라톤은 후진국?'

미국은 트랙 및 필드종목 전반에 걸쳐 세계 육상을 주도하고 있다. 마라톤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 전역에서 거의 매일 열리는 마라톤 대회만 10여 개에 이르고 세계 4대 마라톤으로 꼽히는 보스턴, 시카고마라톤은 세계기록의 산실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8일 열린 시드니올림픽 마라톤 대표선발전 결과를 놓고 미국육상계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남녀 모두 올림픽 A기준기록을 통과한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었기 때문.

올림픽 A기준기록은 남녀 각각 2시간14분F, 2시간33분F로 기준기록 통과자 중 3명씩 최대 6명까지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 하지만 이날 남자부에서 우승한 로드 드해븐(33)의 기록은 2시간15분30초, 여자 우승자인 크리스틴 클라크(37)도 2시간33분31초에 각각 그쳤다.

이에 따라 미국은 A기준기록 통과자를 단 한명도 확보하지 못하는 치욕적인 상황에 처하며 B기준기록 통과자 중 남녀 각 1명으로 마라톤 대표팀을 구성할 수밖에 없게 됐다.

미국은 남자의 경우 프랭크 쇼터가 72뮌헨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76몬트리올올림픽 은메달을 딴 이후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고 여자는 84로스앤젤레스올림픽 당시 조안 베노이트 새뮤얼슨의 금메달이 유일한 메달이다.

한편 최근 미국 시민권을 획득한 모로코 출신의 현 세계최고기록 보유자 할리드 하누치는 부상으로 선발전에 출전하지 않았다.대니 그리메 미국육상연맹 장거리위원장은 "우리는 단거리와는 달리 70년대 이후 마라톤에서 메달리스트를 육성하지 못했다. 우리는 완전히 망가졌고 상황은 점차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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