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월드컵 그때 그기사 ②]한국축구는 「된장축구」

  • 입력 1999년 6월 11일 10시 31분


한국축구의 특징은 무엇일까. 은근과 끈기의 축구인가, 아니면 남미식 기술축구인가. 한마디로 그 어느 쪽도 아니다. 굳이

규정한다면 「된장 축구」 또는 「신바람 축구」라고나 할까.

한국축구는 영국축구처럼 단순하고 거칠다. 대단히 투쟁적이다. 이렇다 할 작전도 없다. 잘할 때는 브라질의 호마리우보다 멋진 플레이가 나오기도 하고 잘못할 때는 동네축구에나 등장하는 헛발질도 곧잘 나온다.

흔히 한국축구의 특징은 3S(Speed, Spirit, Stammina)로 요약된다. 체력을 바탕으로 바람같이 빠른 발, 강인한 투쟁력으로 아시아 무대를 주름잡아 왔다.

쉴새없이 뛰고 또 뛴다. 북한도 이 뛰는 것 하나로 런던월드컵에서 8강에 올랐다. 이런 점에서 유럽축구와 비슷한 면이 많다. 그래서 한국축구는 전형이 비슷한 유럽축구에 약하다.

상대적으로 남미축구에는 강한 편이다. 지난해 브라질대 표팀과의 선전(1대 2 패배)이 그것을 입증한다. 작전도 유럽팀들의, 맨투맨을 위주로 한 3-5-2전술을 즐긴다.

남미 감독들은 당연히 한국축구를 혹평한다. 한마디로 왜 그렇게 죽자살자 뛰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한국과의 평가전을 위해 내한한 브라질 출신의 레네시 모에스 자메이카 감독은 『축구는 100미터 달리기가 아니다』는 말로 한국팀을 꼬집었다. 그러나 어쩔 것인가.

누가 뭐래도 한국축구에는 고유의 그 무엇이 있다. 세계무대에선 가장 한국적인 것만이 통할 수 있다. 어설프게 독일이나 브라질을 흉내내다간 큰코 다친다. 그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김화성〈체육부기자〉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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