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 세계선수권 금메달 『사제 대물림』

  • 입력 1997년 10월 11일 19시 59분


세계유도선수권대회를 3연패한 전기영(한국마사회). 첫 세계정상에 오른 조인철(용인대). 이들의 뒤엔 한국유도 첫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인 박종학 감독(39·청주대)이 있었다. 전기영은 11일 파리 베르시 다목적홀에서 열린 97세계유도선수권대회 남자86㎏급 결승에서 독일의 스피트카에 우세승, 한국유도사상 처음 이 체급을 3연패했다. 또 78㎏급의 조인철도 결승에서 지난해 애틀랜타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프랑스의 부라스에게 한판승을 거두며 처음 세계선수권 정상에 올랐다. 한국유도사상 첫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은 81년대회(네덜란드)에서 우승한 박종학감독. 전기영과 조인철은 바로 그의 수제자들이다. 이들은 코흘리개 시절부터 고교졸업때까지 10여년동안 박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전기영의 업어치기나 조인철의 허벅다리 걸기 기술 등은 모두 박감독으로부터 전수받은 비법들이다. 박감독의 현역시절 특기는 왼쪽 업어치기와 오른쪽 허벅다리 걸기, 모두걸기. 그는 이 기술들을 전기영 조인철선수의 신체적 특성에 맞춰 가르쳤다. 신체조건과 힘이 좋은 전기영에게는 업어치기를, 끈기가 좋은 조인철에게는 허벅다리 기술을 집중 연마하도록 한 것. 박감독은 『두 선수는 어릴때부터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알 정도로 뛰어났다. 그런 가운데서도 전기영은 천부적인 유도선수였고 조인철은 노력파였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청주 교동초등학교 대성중 청석고 선후배간. 전기영이 조인철보다 3년선배다. 박감독은 대성중―청석고―청주대로 이어지는 유도의 명문가를 13년째 이끌고 있는 대부. 박감독의 집에는 지금도 수많은 제자들이 그를 찾아 온다. 13년동안 배출한 제자만도 2백여명. 현재 가르치고 있는 꿈나무들도 60여명이다. 그러나 스승의 마음은 언제나 그런 것일까. 금메달을 따낸 천하의 전기영 조인철도 박감독의 눈에는 아직 미흡하다. 『시드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려면 더욱 노력해야죠. 전기영은 오른쪽 기술을, 조인철은 왼쪽기술을 개발해야 합니다. 이번에 만나면 따끔하게 얘기해줘야겠어요』. 역시 그 제자에 그 스승. 한국유도에 이런 스승과 제자들이 있는 한 시드니 올림픽에서도 걱정이 없다. 〈김화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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