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US오픈]라프터-힝기스,남녀단식 패권

  • 입력 1997년 9월 8일 12시 08분


라프터 첫 그랜드슬램
라프터 첫 그랜드슬램
패트릭 라프터(호주)와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가 97 US오픈테니스선수권대회 남녀 단식 패권을 차지했다. 라프터는 생애 첫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힝기스는 한 시즌에 3번의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차지한 역대 6번째 여자 선수가 됐다. 세계 14위로 13번시드인 라프터는 8일 뉴욕 국립테니스센터에서 벌어진 대회(총상금 1천1백82만달러) 최종일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광속서버」 그렉 루세드스키(영국)를 3-1(6-3 6-2 4-6 7-5)로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라프터는 지난 94년 맨체스터오픈에서 우승한 후 3년만에 이룬 자신의 두번째 단식 패권을 메이저대회 타이틀로 장식했고 호주 선수로는 지난 73년 존 뉴콤이후 24년만에 US오픈 챔피언이 되는 기쁨도 누렸다. 루세드스키가 서비스와 체력에서 앞섰다면 라프터는 스트로크와 발리의 정확성에서 상대를 압도했다. 첫 세트 3-2에서 루세드스키의 서비스게임인 6번째 게임을 잡아내 균형을 깬 라프터는 7번째 게임에서 듀스끝에 브레이크포인트의 위기를 넘겨 6-3으로 기선을 잡았다. 2세트에서도 라프터는 정교한 대각선 발리와 패싱샷을 잇따라 터뜨려 2차례에 걸쳐 루세드스키의 서비스게임을 따낸 끝에 6-2로 승리, 세트스코어 2-0으로 달아났다. 그러나 루세드스키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루세드스키는 위력적인 서비스와 파워있는 스트로크가 살아나며 시소게임끝에 3세트를 6-4로 따내 추격을 시작했다. 4세트 초반 한번씩 상대 서비스게임을 따내며 시소게임이 이어졌으나 5-5의 듀스게임에서 결국 승리의 여신은 라프터쪽으로 미소를 지었다. 잇단 패싱샷과 네트 공격으로 결정적인 브레이크에 성공한 라프터는 마지막 12번째 게임에서 서비스에이스로 챔피언십포인트를 만든뒤 구석을 찌르는 포핸드 대각선 발리를 성공시킨 후 양손을 치켜든 채 코트에 누워 승리의 환호를 내질렀다. 루세드스키는 이번 대회 최고 속도를 기록한 2백29㎞의 대포알 서비스를 앞세워 지난 36년 챔피언 프레드 페리이후 영국 선수로는 41년만에 패권을 노렸으나 네트플레이의 정확성에서 크게 앞선 라프터에게 결국 무릎을 꿇었다. 이에 앞서 벌어진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는 힝기스가 세계 64위 비너스 윌리엄스(미국)를 62분만에 2-0(6-0 6-4)으로 가볍게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올해 호주오픈과 윔블던에서 우승한 힝기스는 이로써 결승에서 이바 마욜리(크로아티아)에 패한 프랑스오픈을 포함해 올시즌 4번의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결승에 올라 3차례 정상 정복에 성공, 세계 최정상의 위치를 굳건히 했다. 「10대 흑백 라이벌간의 역대 최연소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이날 결승전은 현격한 경험과 실력의 차이로 싱겁게 끝났다. 힝기스는 위력적인 포핸드스트로크와 대각선 패싱샷에 발리플레이까지 완벽한컨디션으로 첫 세트를 22분만에 단 한게임도 내주지 않고 6-0으로 따내 일찌감치 윌리엄스의 기를 꺾었다. US오픈 결승에서 6-0의 게임스코어는 지난 39년 앨리스 마블-헬렌 제이콥스戰이후 58년만에 처음. 2세트에서 힝기스는 반격에 나선 윌리엄스에게 처음으로 서비스 게임을 내줘 4-4로 동점을 이뤘으나 9번째 게임에서 곧장 윌리엄스 게임을 브레이크해 5-4로 앞선뒤 마지막 게임을 포핸드 발리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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