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가 「부정방망이」시비와 관련, 일관성을 잃고 있다.
홍재형 KBO총재는 19일 규칙위원회의 다섯시간에 걸친 마라톤회의에서 나온 자문을 토대로 삼성에서 올초 구입한 5백58자루의 미국산 미즈노방망이에 대해 당초 내린 합격판정을 사실상 무효화시켰다.
이에 따라 KBO는 박현식규칙위원장과 이상일운영부장을 미국 커미셔너사무국에 파견, 삼성 방망이의 적법 여부를 전면 재조사하기로 했다.
KBO는 또 이번 기회에 그동안 공인도장이 없는 방망이도 섞어 사용하던 관례를 없애기로 했다. 즉 미국이나 캐나다산 방망이는 해당 국가명과 상표가 방망이에 명기돼 있는 것에 한해 KBO의 공인을 받아야 하고 일본산은 일본야구기구의 공인이 있는 경우에 한해 유효하다는 것.
이에 따라 삼성은 이번에 미국에서 또 다시 합격판정을 받더라도 방망이를 현지로 공수해 해당국가명을 찍어온 후 KBO의 공인도장을 받아야만 공식경기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KBO는 이밖에도 유색 방망이의 색깔은 다갈색 검정색 담황색에 한하며 방망이 표면에 도료를 덧칠했을 경우는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한편 KBO의 이번 결정은 일본산 방망이의 공인과정이 KBO는 전면 배제된 채 외국 제조회사의 결정에 거의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문제의 불씨를 남겼다는 지적이다.
또 KBO는 삼성 방망이 파문이 갈수록 확산되자 일단 문제를 덮고 보자는 식으로 성급하게 합격판정부터 내리는 편의주의 행정을 했다는 비난도 면키 어렵게 됐다.
〈장환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