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강 기자] 상차림은 끝났다. 이제 이를 어떻게 소화하느냐는 것만 남았다. 저마다 당찬 욕심을 안은 채 97시즌 개막 팡파르를 기다리고 있는 프로야구 8개구단. 각 구단은 해외 전지훈련을 통해 지난해에 비해 무엇을 보강했고 어떤 아쉬움을 남겼을까. 구단별 전력변화의 폭을 종합, 두차례에 걸쳐 싣는다.
▼롯데
빠른 발과 정교한 팀 플레이를 앞세운 득점력과 조직력이 여전히 강점. 반면 확실한 「10승대 투수」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또 그동안의 연습경기에서 선발―중간계투―마무리를 전담할 「투수 분업화」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어 김용희감독의 애를 태우고 있다.
주형광 염종석과 함께 선발투수진을 구성할 신인 손민한의 역할이 관건. 차명주와 박동희가 마무리로 나설 전망인데 성공여부는 불투명하다.
▼삼성
노장선수들을 내보내면서 팀이 한층 젊어졌고 그만큼 새로운 의욕으로 불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플러스 요인.
반면 위기에 몰릴 때 돌파구를 열 만한 게임 메이커가 없다는 것이 백인천감독으로서는 큰 부담이다.
또 선발투수진이 두껍지 않은데다 소방수도 마땅치 않아 투수운용이 순조롭지 않을 듯. 에이스 김상엽과 박충식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해주느냐에 달려 있는데 결과는 미지수다.
▼LG
천보성감독은 전지훈련을 통해 새내기 임선동과 이병규에게 합격점수를 주었다. 뛰어난 기량과 함께 이들이 일으킨 새 바람으로 팀분위기가 한결 밝아졌다는 평가. 마운드 또한 신인 장문석, 해태에서 건너 온 최향남 등의 합세로 숨통이 트였다.
그러나 박종호의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2루가 비어 버린 것이 새로운 걱정거리. 신인과 고참을 두루 섞어 메운다는 복안이지만 언제 구멍이 뚫릴지 모르는 형편이다.
▼OB
김영수(신인)와 부상에서 회복된 유택현 등 두명의 왼팔투수, 정상의 컨디션을 되찾은 김민호와 진갑룡(신인)의 쌍포, 이종민과 강규철(신인) 등 두 내야보강요원의 합류가 큰 힘.
특히 김영수의 가세로 김상진 진필중 박명환과 함께 선발투수진 구성은 어렵지 않다는 것이 김인식감독의 분석. 반면 고참과 신인을 통틀어 눈을 씻고 봐도 마땅한 마무리투수감이 없다는 것이 김감독의 가장 큰 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