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기수 겨울철 몸만들기 『스키가 최고예요』

  • 입력 1997년 2월 1일 20시 15분


[李憲기자] 기수들에게 있어 겨울은 그다지 반갑지 않은 계절. 이른 새벽 살을 에는 추위는 숙소 밖으로 나서려는 발걸음을 잡아두기 일쑤고 큰맘 먹고 훈련에 나서도 고삐를 잡은 손에 뼈마디까지 저려오는 한기가 느껴질 때면 의욕이 꺾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짧은 휴장기를 제외하고 매주 경주가 열리는 상황에서 마냥 손놓고 쉴 수도 없는 일. 움츠린 몸을 펴고 경기력향상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레포츠가 기수들의 관심을 사로잡는 것은 이같은 이유에서다. 겨울철 기수들의 사랑을 받는 레포츠 1순위는 단연 스키. 서울경마장에서 활약중인 75명의 기수중 일부 신인기수를 제외한 거의 전원이 슬로프에서 겨울을 날 정도다. 지난 93년 겨울 김택수 이성일 정기혁 등 3명의 기수들이 취미활동으로 시작한 스키는 특유의 속도감과 스릴이 어필하면서 기수들사이에 급속도로 확산됐다. 스키예찬론의 토대는 말을 타는 기승술과 스키의 운동방식이 대단히 흡사하다는 점. 중심이동과 방향전환, 균형감각, 순간판단 등 기승술의핵심이스키를탈 때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것이다. 스키의 기본자세인 「A자형」이 양무릎에 힘을 주고 몸을 웅크리는 몽키형 기승자세와 거의 일치하고 하체힘을 이용해 방향을 바꾸는 원리도 같다는 것이 기수들의 자체분석이다. 또 한두차례 스키장을 찾을 경우 2㎏가량을 가볍게 감량할 수 있어 체중조절이 선수생명의 관건인 기수들로서는 말 그대로 「꿩먹고 알먹는」 효과를 챙기는 셈. 공식휴무일인 평일을 이용, 한가하게 스키를 즐길 수 있는 점도 기수들의 스키열풍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스키와 함께 동계훈련프로그램의 성격을 띠고 있는 레포츠로는 낚시가 있다. 20여명의 공식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낚시는 강물이 얼어붙는 겨울에도 출조를 거르지 않는다. 집중력을 기를 수 있을 뿐 아니라 낚시할 때 찌를 통해 전해오는 미묘한 손맛이 기승시 고삐를 잡은 손에 느껴지는 미세한 감각과 일치하기 때문. 기수들은 이밖에도 축구 볼링 등 스포츠를 통해 떨어지기 쉬운 체력을 보강하고 운동감각을 유지하는 등 이래저래 바쁜 겨울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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