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금고 텅텅… 모든 예산 원점 재검토”

  • 동아일보

제주 인수위 “빚잔치만 남아” 비판
과도한 지방채 발행 등 위기 초래
관리 채무 비율도 전국 평균 두 배
도민 1인당 채무 53만→279만 원

제주도 재정을 점검한 제주도지사직 인수위원회가 과도한 지방채 발행과 비합리적인 예산 편성을 문제 삼으며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놨다.

30일 제40대 제주특별자치도지사직 인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도의 실질 채무 잔액은 총 2조5340억 원이며, 올해 말에는 2조8579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관리채무 비율은 2025년 기준 17.02%로 전국 평균(8.24%)의 두 배를 웃돌아 재정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지적이다.

또 2024년 이후 지방채(기금 융자 포함) 발행이 확대되면서 2027년부터는 채무 상환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채무 상환액은 2025년 2505억 원에서 2027년 3654억 원, 2028년 4389억 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위는 △지역화폐 탐나는전 예산의 변칙적 운용 △상환 계획 없는 선(先) 지방채 발행 △성과 없는 특정 기금사업과 매년 반복되는 집행 부진 사업을 재정 위기를 초래한 ‘3대 재정 운용 불합리 사례’로 꼽았다.

인수위 분석 결과 탐나는전은 국비와 지방비를 1 대 1 비율로 집행해야 한다는 원칙을 깨고 지방비를 편성하지 않은 채 국비 150억 원을 먼저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당초 계획에 없던 2월 추가 10% 할인 행사에 투입된 77억 원은 요건에 맞지 않는 예비비로 충당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방채 발행도 문제로 지적됐다. 제주도는 2026년 예산안 제출 당시 4500억 원 규모의 지방채 발행 계획에 대해 도의회 승인을 받았지만, 인수위 출범 이후에는 “재정 건전성 확보 차원에서 지방채를 발행하지 않겠다”고 공식 보고했다. 그러나 일주일 뒤 인수위에 별도 보고 없이 4500억 원 가운데 1000억 원의 지방채를 발행했다.

관광진흥기금의 경우 2022년 306억 원에서 올해 420억 원으로 100억 원 이상 늘었지만 효과는 미흡했다고 인수위는 지적했다. 예산 집행도 부진해 올해 일반회계 예산 가운데 현재까지 한 푼도 집행되지 않은 사업 예산만 5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인수위는 가칭 ‘재정 건전화 5대 정책 과제’를 위성곤 제주도지사 당선인에게 제안했다. 과제는 △2027년 모든 사업 예산 전면 원점 재검토 △지방채 발행 최소화를 위한 억제 정책 수립 △유사·중복 사업과 공공기관·조직의 구조조정 및 재구조화 △재정과 연계한 ‘5극 3특’ 정부 정책 대응 TF 운영 △지역 국회의원단과의 상시 협조체계 구축을 통한 국비 확보 TF 구성 등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현재의 재정 운용 기조가 유지되면 2027년부터 매년 5000억 원 규모의 원리금을 상환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며 “도민 1인당 일반채무액도 2018년 53만 원에서 2026년 279만 원으로 5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도한 지방채 발행과 일부 비합리적인 예산 편성·집행 관행이 반복되면서 민선 9기 제주도정은 ‘빚잔치’라는 가혹한 현실을 마주하게 됐다”며 “과도한 부채와 불합리한 예산 집행 관행을 과감히 덜어내는 ‘재정 다이어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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