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공으로 연결된 꿈… 에콰도르-페루의 호프컵 출정기

  • 동아일보

[나눔, 다시 희망으로] 희망친구 기아대책 호프컵
운동장 없던 에콰도르 빈민가 아이들
“대표팀 유니폼 영광… 명예 지키겠다”
페루 아동 12명도 쿠스코서 출정식
제4회 호프컵, 2027년 5월 개최 예정
한국-우간다 등 10개국이 3주간 열전

에콰도르 호프컵 출정식 단체 사진. 희망친구 기아대책 제공
에콰도르 호프컵 출정식 단체 사진. 희망친구 기아대책 제공
에콰도르 수도 키토 북부에 위치한 칼데론 지역은 급격한 도시화로 인구가 증가했지만 교육·복지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아 아동과 청소년들이 다양한 사회적 위험에 노출돼 있다. 많은 가정이 불안정한 일용직 노동에 의존하고 있으며 가정폭력과 청소년 범죄, 약물 문제 등도 지역사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미래를 꿈꾸는 일조차 쉽지 않은 이곳에서 12명의 아동이 특별한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13일(현지 시간) 칼데론 하울라운동장에서 ‘2027 제4회 호프컵’ 출정식이 열렸다. 이날 아이들은 단순한 축구 선수가 아닌 당당한 에콰도르 대표 선수로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국제구호개발 NGO 희망친구 기아대책이 진행하는 호프컵은 열악한 환경에서 끼니 걱정과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10개국 아이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축구라는 도전을 통해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꿈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전 세계 결연 아동 축구대회다.

이날 출정식에는 선수단과 학부모, 결연 아동 가족, 필란트로피클럽 후원자, 지역사회 관계자 등 총 97명이 참석해 아이들의 새로운 도전을 축하했다. 아이들의 부모와 형제자매들은 선수들이 입장할 때마다 이름을 외치며 응원했고 아이들은 처음 입어보는 대표팀 유니폼을 신기해하며 설렘과 긴장 속에 출정식을 치렀다.

앞줄 김민섭 구단주(오른쪽) 격려사.
앞줄 김민섭 구단주(오른쪽) 격려사.

아이들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하기 위해 한국에서 먼 길을 달려온 후원자도 함께했다. 이번 호프컵 에콰도르팀 구단주를 맡은 김민섭 후원자는 ‘킴스(Kim‘s)나눔기금’ 대표로 2021년 기아대책 고액 후원자 모임인 ‘필란트로피클럽’에 가입한 이후 꾸준히 나눔을 실천해왔다. 2024년 남아공팀 구단주에 이어 올해는 어머니 김미연 후원자와 함께 에콰도르팀 구단주로 참여하며 아이들의 꿈을 응원하는 든든한 동행자로 나섰다.

출전 아동과 인사하고 있는 김민섭 구단주.
출전 아동과 인사하고 있는 김민섭 구단주.

김 후원자는 “선수들의 연습 과정이 힘들고, 낯선 환경이 두려울 수도 있지만 그 모든 경험이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가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한국에서 만나게 될 친구들과 새로운 문화, 많은 응원이 아이들에게 오래 기억될 소중한 경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기아대책 후원자들과 함께 아이들의 도전을 끝까지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이들이 연습을 할 수 있도록 현지 축구장을 무료로 개방해준 안드레아 오반도 키토시청 소셜서비스 책임자는 칼데론을 찾은 기아대책 관계자와 후원자들을 반갑게 맞아줬다. 그는 “에콰도르의 이름을 걸고 우리를 대표해 한국으로 떠나는 청소년들을 배웅하게 돼 기쁘다”며 “이번 출정은 기아대책의 비전과 아이들의 노력,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지역사회의 열정이 함께 만들어낸 값진 결과”라고 말했다.

선수단 대표들은 선서를 통해 “우리는 호프컵에 참여하는 모든 친구의 꿈을 응원하고 팀의 명예를 지키겠다”며 “정정당당한 스포츠맨십으로 대회에 참가하고 모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고 다짐했다.

호프컵에 출전하는 12명의 선수는 모두 칼데론 지역 ‘아동 중심 공동체 변혁(CFCT)’ 사업에 참여하는 아동들로 선발됐다. CFCT는 아동 결연 사업을 통해 아동을 중심으로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모델이다. 기아대책은 칼데론 지역에서 결연 후원을 기반으로 아동 교육 지원, 방과후 프로그램, 공동체 활동, 보호자 지원 등을 통해 아동들이 자신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페루 호프컵 출정식 단체 사진.
페루 호프컵 출정식 단체 사진.

한편 호프컵의 열정은 페루에서도 계속됐다. 기아대책은 페루 쿠스코 암페이 지역에서 출정식을 열고 선수단 아동 12명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했다.

페루팀 구단주를 맡은 송예지 후원자는 2025년 기아대책 필란트로피클럽 필드트립을 통해 페루를 방문한 것을 계기로 지역 아동들의 성장과 꿈을 응원하기 위해 이번 호프컵 구단주로 참여했다. 송 후원자는 출정식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축사를 통해 “아이들이 호프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신감을 얻고 더 큰 꿈을 품게 되기를 바란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전 세계 아동들이 만나는 제4회 호프컵은 2027년 5월 개최 예정이다. △가나 △마다가스카르 △말라위 △우간다 △네팔 △키르기스스탄 △태국 △에콰도르 △페루 △대한민국 대표팀이 참가하며 전야제와 개회식, 예선전과 결승전 등 약 3주간의 일정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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