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살해’ 장윤기, 진짜 목적은 성폭행이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6월 2일 16시 02분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도 없는 10대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가 14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6.5.14 뉴스1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도 없는 10대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가 14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6.5.14 뉴스1
늦은 밤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도 없던 여고생인 이채원 양(17)을 살해한 장윤기(24)에 대해 2일 검찰이 성범죄를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접근했다가 강하게 저항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전날 이 양의 부모는 딸의 이름과 초상화를 공개하고 “채원이의 억울함을 풀고 같은 피해자가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입장을 낸다”고 밝혔다.

광주지검 형사3부는 2일 장윤기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살인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했다. 강간 등 살인죄의 법정형은 사형 또는 무기징역이다.

검찰에 따르면 장윤기는 지난달 5일 0시 11분경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인도에서 귀가 중이던 이 양에게 접근해 인적이 드문 곳으로 끌고 가 성범죄를 저지르려 했다. 장윤기는 범행 약 15분 전부터 이 양을 뒤따라간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 양이 수십 초 동안 “살려 달라”고 비명을 지르며 격렬하게 저항하자 장윤기는 피해자를 끌고 가는 것을 포기하고 흉기를 여러 차례 휘둘러 살해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범행 장면은 인근에 주차된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에 담겼고 검찰은 영상 화질과 음성 복원 작업 등을 통해 피해자의 저항 상황 등을 확인했다.

검찰은 블랙박스 영상과 디지털 포렌식, 계좌 압수수색 등을 토대로 장윤기가 성범죄 목적을 갖고 피해자에게 접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영상에는 장윤기가 뒤에서 팔로 이 양의 목을 감싸는 모습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장윤기는 “목을 졸라 살해하려다 저항하자 흉기를 사용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은 “부검 결과 피해자 목 부위에서 졸림 흔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장윤기가 범행 이틀 전 베트남 국적 여성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뒤 흉기 2개를 구입해 약 30시간 동안 피해자를 찾아다닌 점, 이 양과 해당 여성에게 비슷한 방식으로 접근한 점 등을 토대로 계획범죄 가능성도 보고 있다.

또 검찰은 장윤기 주거지에서 가슴과 목 부분이 훼손된 성인용 인형이 발견됐고, 지난해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면서 여중생 허벅지 등 신체 부위를 7차례 촬영한 정황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전담수사팀을 통해 장윤기의 성범죄 목적과 계획범죄 여부 등을 재판 과정에서 집중 입증할 방침이다.

이채원 양 초상화
이채원 양 초상화
전날 이 양의 유족은 “아이를 잃은 뒤 가족의 삶은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며 장윤기에 대해 “사법부가 엄중한 처벌을 통해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주길 바란다”며 법정 최고형을 선고해달라고 호소했다. 유족은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장윤기에 대한 엄벌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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