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군기지 및 국제공항 일대에서 전투기와 관제시설 등을 무단으로 불법 촬영한 중국 국적 10대 2명이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외국인에게 형법상 일반이적죄가 적용돼 유죄가 인정된 국내 첫 사례다.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박건창)는 14일 일반이적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중국 국적 10대 주범에게 징역 장기 2년·단기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또 다른 중국 국적 10대 공범에게도 징역 2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위챗 대화 내용과 수사기관 진술, 입국 경위, 국내 이동 동선 등에 비춰 공모 관계가 인정된다”며 “촬영한 사진과 감청 시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정보의 내용 등도 대한민국 군사상 이익을 해하는 행위로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들의 행위는 대한민국 군사상 이익에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면서도 “공범의 감청 시도는 주범의 행위에 편승한 측면이 있고, 주범이 소년인 점과 국내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은 2024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3월까지 한국에 여러 차례 입국해 망원렌즈가 장착된 DSLR 카메라와 휴대전화 등을 이용해 국내 공군기지와 국제공항 일대의 전투기, 관제시설 등을 무단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이들은 수원 공군기지, 평택 오산공군기지(K-55), 평택 미군기지(K-6), 청주 공군기지 등 한미 군사시설 4곳과 인천·김포·제주공항 등 주요 국제공항 3곳을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촬영한 사진 일부를 중국 메신저 ‘위챗’ 단체 대화방에 올리고, 중국 회사에서 제조한 무전기를 이용해 공항과 공군기지 인근에서 관제사와 전투기 조종사 간 전기통신을 감청하려 한 혐의도 받는다. 다만 주파수 조정에 실패해 실제 감청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들은 지난해 3월 21일 경기 수원시 공군 제10전투비행단 인근에서 전투기를 촬영하다가 이를 수상하게 여긴 주민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체포 당시 두 사람 모두 중국 국적 고등학생 신분이었다.
이들은 검거 당시 수원 10전투비행단에서 이착륙 중인 전투기 사진을 다량 보관하고 있었으며, 무전기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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