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일까지 ‘야외도서관’ 개장
거점 특성별 도서 1만2000권 비치
日-美 기관서도 찾아와 벤치마킹
23일부터 서울 광화문광장과 청계천 등에서 ‘서울 야외도서관’ 행사가 시작됐다. 지난해 서울광장 잔디밭에서 시민들이 책을 읽는 모습. 서울시 제공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천 모전교 인근 빈백과 의자에 앉은 시민들의 손에는 하나 같이 책이 들려 있었다. 청계광장 일대에는 책이 담긴 바구니와 이동식 책장도 눈에 띄었다. 경기 고양시에서 왔다는 박예지 씨(20)는 “봄날의 여유와 책을 함께 즐길 수 있다니 너무 멋지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청계천을 포함한 서울 도심 곳곳이 거대한 도서관으로 바뀐다. 시는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인 이날부터 ‘서울 야외도서관’ 행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의 ‘광화문 책마당’과 청계천 모전교∼광통교 구간 ‘책읽는 맑은 냇가’가 문을 열었고, 다음 달 1일에는 서울광장에서 ‘책읽는 서울광장’이 개장한다.
야외도서관은 광장과 하천 산책로에 책과 빈백, 돗자리 등을 배치해 시민들이 자유롭게 책을 읽고 쉴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공연과 전시, 참여형 프로그램도 더해 도심 속 문화와 휴식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2022년 서울광장에서 시작된 서울 야외도서관은 과거 집회와 시위가 잦았던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 일대를 시민들이 가족과 함께 찾는 문화 공간으로 바꾸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민들이 머물며 즐기는 ‘도시의 거실’로 공간의 성격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3년 만에 광화문광장과 청계천, 자치구와 문화시설로 확대된 야외도서관의 누적 방문객은 800만 명이다. 지난해 12월 서울시가 시민을 대상으로 한 ‘2025 서울시 10대 뉴스’ 투표에서는 11만2762표(17.1%)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야외도서관은 세계 각국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서울 야외도서관은 국제도서관협회연맹(IFLA) ‘친환경 도서관상’(2023년)과 ‘국제 마케팅상’(2024년)을 받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공공혁신협의체(OPSI) ‘정부혁신 우수사례’로도 선정됐다. 일본 교토부, 오키나와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등 22개 기관이 찾아 운영 방식을 살펴봤고 현재 전국 300여 지자체와 대학 등으로 확산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심 공간의 쓰임을 바꾼 대표 사례”라고 말했다.
올해는 거점별 특성에 맞춰 총 1만2000여 권의 도서가 비치된다. 서울광장은 약 5000권, 광화문 책마당은 약 5000권, 청계천 ‘맑은 냇가’는 약 2000권의 책이 놓여 누구나 볼 수 있다. 시민 참여형 큐레이션과 독서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될 예정이다.
서울 야외도서관은 혹서기인 7·8월을 제외하고 11월 1일까지 매주 금·토·일요일 운영된다. 기온에 따라 낮(오전 11시∼오후 6시)과 밤(오후 4시∼10시)으로 나눠 운영하고, 야간에는 휴대용 랜턴도 빌릴 수 있다. 오세훈 시장은 “진정한 문화도시란 문화가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이 되는 곳”이라며, “서울광장을 ‘사람이 머무는 일상’으로 만든 ‘책읽는 서울광장’이야말로 문화도시에 대한 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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