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대리인 허락없는 미성년자 계약은 무효”…법률구조공단 도움으로 구제

  • 동아닷컴
  • 입력 2026년 2월 11일 11시 40분


기사 내용과 무관한 자료사진 (게티이미지)
기사 내용과 무관한 자료사진 (게티이미지)
성인이 미성년자에게 2000만 원의 부당한 채무를 주장하며 지급명령과 강제집행을 시도한 사건에 대해 대한법률구조공단이 ‘지급명령 무효’라는 법원 판결을 이끌어냈다.

미성년자인 A 씨는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성인 B 씨와 함께 하루 동안 운영하는 이른바 ‘일일 코스프레 카페’를 열기로 했다. A 씨는 이를 단순한 체험형 행사이자 소액의 용돈을 벌 수 있는 기회 정도로 인식하고 참여했다.

그러나 B 씨는 준비 과정에서 비용을 계속 증액한 뒤, 약 2000만 원을 A 씨에게 빌려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 씨를 상대로 대여금 반환 지급명령을 신청했다. 이 지급명령은 A 씨가 미성년자임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확정됐다.

B 씨는 확정된 지급명령을 근거로 재산명시 절차까지 진행했다. 이에 A 씨는 법정대리인을 통해 청구이의 소송을 제기하고,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법률구조를 요청했다.

실제로 금전 대여된 적 없다는 사실 입증

사건의 쟁점은 미성년자가 관여한 ‘일일 카페’운영이 법정대리인이 허락한 특정 영업에 관한 것인지 여부 및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소송행위가 유효한지 여부였다.

공단은 해당 ‘일일 카페’ 행사가 단순한 일상생활이 아닌 영업적 성격을 가진 행위에 해당하고, 법정대리인의 명시적·묵시적 허락이 없었으므로 금전차용행위를 취소한다는 주장을 냈다. 또한 지급명령 신청 등이 소송무능력자인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소송행위이므로 지급명령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B 씨가 주장하는 대여금에 대해 실제로 금전이 대여된 사실이 없음을 입증하였고, A 씨에게 현존이익이 없음을 강조했다.

부산지방법원은 “이 사건 지급명령 신청 및 송달은 모두 소송무능력자인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소송행위이므로 지급명령이 무효라고 하고, ‘일일 카페’운영 행위도 미성년자의 일상생활 범위를 벗어난 영업행위이며, 법정대리인의 허락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미성년자 악용한 부당 채무 차단

소송을 진행한 공단 소속 남궁명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미성년자의 경제적·법적 취약성을 악용한 부당한 채무 부담 시도를 차단한 사례로, 소송능력 제동의 취지인 미성년자 보호 원칙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단은 앞으로도 미성년자, 사회적 약자 등 법적 보호가 필요한 국민이 부당한 채무와 강제집행으로 고통받지 않도록 적극적인 법률구조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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