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속노화’ 열풍을 이끌었던 정희원 저속노화연구소 대표가 10일 사생활 논란에 대해 “제 일로 인해 불편함과 실망을 느끼셨을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저의 부적절한 처신과 판단 미숙으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렸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의 사생활 논란은 정 대표가 지난해 12월 전직 연구원 A 씨를 스토킹처벌법 위반, 공갈 미수 혐의로 고소하면서 수면에 올랐다. 이후 A 씨 측은 정 대표를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 저작권법 위반, 무고, 명예훼손,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맞고소했다.
정 대표는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로 일하며 ‘저속노화’ 개념을 대중화한 인물이다. 서울시 건강총괄관으로도 위촉되며 식품업체와의 협업 등 왕성하게 활동했지만 사생활 논란이 불거지면서 대외 활동과 업무를 중단했다.
정 대표는 1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정희원의 저속노화’에서 “이 영상을 찍기까지 정말 오래 고민했다”며 “무엇을 말하든 변명처럼 들릴 것이라고 생각해서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지만 침묵이 책임을 대신할 수 없다는 점 역시 분명히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영상을 통해 제가 잘못한 지점에 대해서 분명히 인정하고 사과드리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저는 업무 관계에서 지켜야 할 경계를 지키지 못했다”며 “관계에서 분명한 선을 긋지 못했고 부적절하다는 것을 인식하고도 즉시 멈추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그 판단 미숙과 나약함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을 것”이라며 “그로 인해 가족들이 감당해야 했던 고통을 생각하면 정말 지금도 고개를 들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저는 오랫동안 건강한 삶의 균형에 대해 이야기해 왔다”며 “그런 제가 정작 제 삶에서는 균형을 잃고 경계를 흐리면서 책임 있는 결정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말과 제 삶이 어긋났다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며 “아무리 과로, 스트레스, 심리적인 어려움이 있었다고 해도 그것들이 제 선택을 설명해 주지는 못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어른이었고 더 조심했어야 했다”며 “그 책임은 온전히 제 몫”이라고 했다.
다만 정 대표는 “이 과정에서 보도된 A 씨의 주장들 가운데서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점만은 조심스럽게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저는 A 씨에게 위력을 이용해 성적인 역할을 강요한 사실이 없다”며 “제가 A 씨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주장도 역시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그동안 말씀드린 건강에 대한 모든 이야기 역시 잠깐 동안 함께 일했던 A 씨가 만든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정 대표는 “최초의 언론 보도가 나온 이후 제가 사실이 아닌 부분을 해명하더라도 그 말이 세상에 제대로 닿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시간들이 이어졌다”며 “그 과정에서 저는 약 1주일만에 그동안 맡고 있던 모든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고, 라디오이나 강연 등 모든 대외 활동과 업무가 중단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함께 일했던 분들께서 ‘건강부터 챙겨라’ 하며 여러 말씀을 전해주셨다”며 “그 시간은 제게 그동안의 삶을 돌아보고 깊이 반성하는 시간이 되었다“고 했다.
의학박사 정희원 씨(유튜브 ‘정희원의 저속노화’ 갈무리) 뉴스1정 대표는 ”제가 도덕적으로 잘못한 부분에 대해선 어떤 비판도 달게 받겠다“며 ”현재 수사와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이라 모든 자료를 공개할 수는 없으나 관련된 객관적 자료들은 수사기관에 모두 제출한 상태“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누군가를 공격하거나 비난할 의도는 없으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 때문에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 함께 일했던 분들까지 더 이상 상처받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뉴시스앞서 정 대표는 서울아산병원 소속 연구원 A 씨와의 관계를 둘러싸고 사생활 논란을 빚어왔다. 정 대표는 지난달 17일 서울 방배경찰서에 A 씨를 스토킹처벌법 위반, 공갈 미수 혐의로 고소했다.
그는 A 씨가 아내의 직장 근처에 나타나 위협을 가하고, 현관문 앞에 편지를 놓아두는 등 행위를 했으며 저서 중 하나인 ‘저속노화 마인드셋’과 관련해 저작권과 금전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A 씨의 스토킹으로 인해 고소 이전에 이미 112 신고를 했다고도 했다.
반면 A 씨 측은 정 대표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며 “권력 관계를 이용한 성적 침해가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A 씨 측은 지난달 18일 입장문을 통해 “불륜 관계나 연인 간 갈등이 아니라 사용자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반복적으로 성적인 요구를 했고, 피해자는 해고가 두려워 이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권력관계를 이용한 교묘하고 지속적인 성적·인격적 침해가 이뤄진 사건”이라고 했다.
이어 “정 대표는 피해자에게 본인의 성적 욕구 및 성적 취향에 부합하는 특정 역할 수행을 지속적으로 요구했고 이러한 요구는 일회적·우발적인 사건이 아니라 피해자의 근무 기간 전반에 걸쳐 시시때때로 반복적으로 이뤄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이러한 요구를 수용하는 것이 싫었지만 해고가 두려워 응할 수밖에 없었다”며 “중단 의사를 표시하자 정 대표는 자살 가능성, 사회적 낙인, 해고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피해자의 의사결정 능력을 사실상 압도했다”고 덧붙였다.
ⓒ뉴시스A 씨는 지난달 19일 정 대표는 대해 위력에 의한 강제 추행, 저작권법 위반, 무고, 명예훼손,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수사해달라며 서울경찰청에 고소장을 냈다.
A 씨 측은 정 대표와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과 전화 녹음 파일 등을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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