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동물 보호 넘어 문화로… 입양과 연대 키우는 ‘반려마루’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1월 4일 14시 28분


여주 반려마루 5만 평 공간서
지난해 598마리 새 가족 찾아
다음달 공공 장묘시설도 조성
“사람과 동물이 함께 쉬고 배워”

경기도 제공
경기도 제공
경기 성남시에 사는 김현승 씨(37)는 지난달 20일 반려견 ‘아니’와 함께 여주시 상거동에 있는 ‘반려마루’를 찾았다. 반려동물 입양 가족과 함께하는 연말 모임인 ‘홈커밍데이’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김 씨는 입양 후기를 공유하는 공모전인 ‘너는 내 운명’, 반려견과 보호자가 함께 런웨이를 걷는 패션쇼 ‘너는 내 자랑’ 등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김 씨는 “지난해 이곳에서 아니를 가족으로 맞이해 서로 이야기에 공감하고 따뜻한 연대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경기도 제공
경기도 제공
●유기동물 598마리, 새 가족 찾아

여주 반려마루는 경기도가 조성한 국내 최대 규모의 반려동물 복합문화공간이다. 약 16만4932㎡(약 5만 평) 부지에 문화공간과 힐링 공간으로 나뉘어 조성됐다. 실외에는 도그런과 반려견 스포츠 경기장, 산책로와 놀이터가 있고 실내에는 반려동물 보호시설과 교육시설 등이 마련됐다. 단순한 동물보호소를 넘어 반려인과 비반려인이 함께 이용하는 공공 문화시설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반려동물 추모실 3곳과 화장시설 2기, 봉안시설 408기를 갖춘 ‘공설동물장묘시설’도 이르면 다음 달부터 운영될 예정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경기 지역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은 2024년 말 기준 약 157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28% 정도”라며 “급증하는 반려동물 양육 가구와 사회적 변화에 도움을 주기 위해 반려마루를 조성했다”고 했다.
반려마루의 핵심 기능 중 하나는 유기 동물 보호와 입양이다. 반려마루는 시·군 동물보호소에서 공고 기간이 끝나 안락사 위기에 놓인 동물을 선발해 보호한다. 건강검진과 중성화 수술, 사회화 훈련을 거친 뒤 일반 가정에 입양을 연계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반려마루는 유기·구조 동물 891마리를 보호했고, 그중 598마리가 새 가족을 찾았다.

화성시에 있는 반려마루 역시 주목할 만하다. 이곳은 2013년 ‘경기도 도우미견나눔센터’로 출발해 유기견을 훈련시켜 일반 가정 등에 무료로 입양해 왔다. 지금까지 3235마리가 넘는 유기견이 새 주인을 만났다. 지난해 5월에는 전국 광역자치단체 최초의 고양이 전문 입양센터도 문을 열어 유기묘 입양을 돕고 있다. 현재까지 221마리가 이곳을 통해 새 가족을 만났다. 경기도 관계자는 “고양이 보호와 입양을 위한 기준을 제시하고, 고양이 입양 문화 활성화에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제공
경기도 제공
● 경북 산불구조 반려견 57마리 임시 보호

반려마루는 재난 상황에서 동물 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23년에는 화성 번식장의 학대견 687마리를 구조해 632마리를 입양시켰고, 지난해엔 경북 산불 등으로 구조된 반려동물 57마리를 반려마루로 옮겨 치료 등 임시 보호를 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단순한 시설 제공을 넘어 동물도 재난의 피해자라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반려마루 여주와 화성은 동물 보호시설 모범사례로 선정돼 지난해 9월 ‘제1회 동물보호의 날’ 기념행사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반려마루는 앞으로 교육과 여가 기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반려인을 위한 펫티켓 교육과 비반려인을 위한 생명 존중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진로 체험과 교감 활동, 반려동물 미용사, 펫시터 같은 직업교육도 늘린다. 반려동물을 매개로 한 지역 관광과 문화 행사 연계도 검토하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유기 동물 감소와 성숙한 반려 문화 정착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려마루#유기동물#반려견#입양#경기도#동물보호시설#반려동물 문화#공설동물장묘시설#동물복합문화공간#반려동물 교육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