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장관 “수능 개편 공감하지만 시기 정하긴 어려워”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23일 14시 49분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현행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제도 개편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구체적인 개편 시기를 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내년 3월 시행을 앞두고 교원단체가 시행 유예 또는 전면 개정을 요구하고 있는 ‘학생맞춤통합지원법’에 대해서는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수능 개편 구체적 시기 못 박기는 어려워”

최 장관은 22일 취임 100일을 계기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암기식의 오지선다형 수능으로 학생들을 줄 세우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는 것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는 있다고 본다”며 “전에도 한번 말씀드렸지만 지금 제도의 미비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9월 최 장관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수능과 고등학교 내신 절대평가 전환을 다음 대학 입시 개편 때까지 준비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해당 발언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발언으로 논란이 일자 교육부는 “(최 장관) 개인의 입장”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최 장관은 구체적인 수능 제도 개편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이야기했듯이 2040년을 못 박거나 하기에는 실제로 점검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고만 했다. 이달 10일 정 교육감은 2033학년도부터 수능과 내신을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2040학년도엔 수능을 폐지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최 장관은 또 “(수능 제도 개편은) 대학 입시와 연동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아주 세밀한 준비 과정과 국민적 합의를 끌어내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국가교육위원회에서 공론화 과정을 거치고 시기와 세부 보완 사항을 요구한다면 교육부도 최대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 논란의 ‘학맞통’ 유예나 전면 개정은 없을 듯

최 장관은 내년 3월 시행을 앞둔 학생맞춤통합지원법에 대해서는 “해보지도 않고 시행을 멈추거나 늦출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학생맞춤통합지원은 학생의 경제적 심리적 정서적 어려움 등 다양한 문제를 학교가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체계를 뜻한다. 학교 현장에서는 행정복지센터나 사회복지기관에서 해야 할 업무를 교사가 맡게 되면서 지나치게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최 장관은 “현장에서 걱정하는 인력과 예산도 교육청과 함께 준비해 나가겠다”며 “담임선생님이 속된 말로 ‘독박’ 쓰지 않을 수 있도록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학생의 교권 침해 사안을 생활기록부(생기부)에 기재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교권 보호도 매우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게 교육의 본령”이라며 “생기부 기재가 대학 진학을 포함해 학생 진로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예민하게 받아들여지는 측면이 있어서 조금 더 의견을 모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교원의 정치기본권 확대와 관련해서는 “교사가 정책에 댓글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좋아요’를 누르는 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사들이 ‘좋아요’를 누르는 정도가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교사가 교실 내에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았을 때 어떻게 할 지는 교육부에서 충분히 논의하고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최 장관은 “현장 교사 출신이 장관이 됐는데 100일이 되도록 무엇을 하고 있냐는 게 현장의 가장 큰 목소리라는 걸 안다”며 “변명 같지만 조직 개편을 이제야 하게 됐으니 현장의 요구에 부응하는 현장 기반형의 각종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내년에 교육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할 정책으로는 △민주시민교육 강화 △역사교육 강화 △학생 마음 건강 지원 △교원 교육활동 보호 △교원 정치기본권 확대 △지방대 육성 등을 꼽았다.
#최교진#교육부 장관#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개편#학생맞춤통합지원법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