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면 한강대교 밑에 ‘예술’이 뜬다

  • 동아일보

미디어아트 전시 ‘아뜰리에 노들’
내년 2월까지 노들섬 남단서 진행
국내 아티스트 3인의 작품 선보여
여의도∼압구정 한강버스서도 관람

서울시가 용산구 노들섬 남단 한강대교 하부에서 운영 중인 공공 미디어아트 전시 ‘아뜰리에 노들’ 앞을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이 전시는 교량의 벽면과 바닥을 스크린으로 활용한 것이 특징으로, 지난달 28일 개막해 내년 2월까지 이어진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용산구 노들섬 남단 한강대교 하부에서 운영 중인 공공 미디어아트 전시 ‘아뜰리에 노들’ 앞을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이 전시는 교량의 벽면과 바닥을 스크린으로 활용한 것이 특징으로, 지난달 28일 개막해 내년 2월까지 이어진다. 서울시 제공
“삭막했던 다리 밑 공간이 멋진 공간으로 재탄생했네요.”

8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노들섬에서 만난 한 남성이 말했다. 그는 “퇴근길에 우연히 들렀는데 한강 야경과 미디어아트가 어우러져 새로운 데이트 코스가 생긴 듯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7시경 찾은 노들섬 남단 한강대교 교량 하부 공간에는 연인과 가족 단위 방문객이 삼삼오오 모여 전시를 감상하고 있었다. 노들섬복합문화공간 옆 계단의 ‘아뜰리에 노들 개장전시’ 안내 전광판을 따라 내려가면 대형 조명이 드리운 전시 공간이 펼쳐졌다. 교량 하부의 벽면과 바닥이 스크린이었다. 미디어파사드 작품이 끊임없이 투사됐고, 차량이 지나갈 때마다 진동이 전해져 이곳만의 독특한 현장감도 더해졌다. 관람객들은 조용히 사진을 찍거나 작품 설명을 읽으며 야간 전시 특유의 분위기를 즐겼다.

● 한강대교 하부가 거대한 스크린으로

서울시는 지난달 28일부터 노들섬 남단 한강대교 하부에서 공공 미디어아트 전시 ‘아뜰리에 노들’을 운영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가로 49m, 세로 7m 벽면과 가로 49m, 세로 14m 바닥을 초대형 스크린으로 활용해, 교량 하부라는 도시 구조물을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시는 “일상적 통행 공간을 공공예술 무대로 확장해 시민들이 도심에서 쉽게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단순 조명 연출을 넘어 영상·음향·반사 효과를 결합한 몰입형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교량 구조물의 질감과 높낮이를 그대로 활용해 작품마다 다른 분위기가 연출되도록 했다. 기둥 사이로 한강 수면이 비치는 환경도 콘텐츠 일부가 된다.

개장전시는 ‘예술·동행·매력’ 등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예술 섹션에서는 서효정 양민하 정윤수 등 미디어아티스트 3인이 알고리즘 기반의 디지털 작품을 선보인다. 동행 섹션은 시민 응원 메시지를 담은 ‘하루 끝 감성 메시지’가 중심 콘텐츠다. 매력 섹션에서는 노들섬과 한강의 생태를 미디어아트 자연도감 형식으로 시각화한 ‘한강 네이처’가 전시된다.

전시는 내년 2월까지 매일 오후 5∼10시에 30분 단위로 반복 상영된다. 여의도∼압구정 노선을 오가는 ‘한강버스’를 이용하면 약 4분간 이동하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 버스 내 인공지능(AI) 도슨트가 작품 설명도 제공한다.

● 서울 곳곳에서 공공예술

자치구들도 다양한 공공예술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노원구 당현천에서는 10월 17일부터 한 달간 공공미술 빛조각축제 ‘노원 달빛산책’을 열었다. 2km 구간이 야외 미술관으로 변신하며 국내외 아티스트 18팀의 빛조각 및 미디어아트 30여 점이 전시됐다.

올해는 야간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 조도·음향 장비를 보강했다. 지역 상권 연계 프로그램도 확대됐다. 지난해엔 122만 명이 방문해 ‘지방자치단체 생산성대상’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중랑구는 8일 구청 로비에서 ‘중랑 우리동네 미술관 작품 기록 전시회’ 개막식을 열었다. 2019년부터 이어온 공공미술 사업을 아카이브 형식으로 정리한 것으로, 지역 곳곳에 조성된 44점의 작품을 제작 과정과 주민 참여 기록과 함께 공개했다. 구는 “공공미술이 지역 환경 개선뿐 아니라 공동체 활동의 통로가 되고 있다”며 향후 노후 공간 재정비 사업과 연계해 전시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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