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5세 이상 건강보험 진료비가 처음으로 50조 원을 넘어서며 전체 건보 진료비 중 절반가량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만성질환이나 중증질환을 앓는 환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28일 국민건강보험공단 ‘2024 건강보험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건보 진료비 총액은 116조2375억 원으로 전년 대비 4.9% 증가했다. 이 가운데 65세 이상 진료비는 52조1935억 원으로 전년보다 6.7% 늘었다. 65세 이상이 전체 건보 가입자의 18.9%인데 전체 진료비의 44.9%를 사용한 것이다. 65세 이상 건보 진료비는 2020년 37조6135억 원에서 2023년 48조9011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해 왔다. 지난해 65세 이상 1인당 평균 진료비는 550만8000원으로 전체 1인당 평균 진료비(226만1000원)보다 2배 많다.
질환에 취약한 가입자도 늘고 있다. 지난해 2294만 명이 고혈압, 당뇨병 등 13가지 주요 만성질환으로 진료를 받았다. 2020년(2008만 명)과 비교할 때 14.24% 증가했다. 질환별로는 고혈압(762만 명), 관절병증(744만 명), 치매 등 정신 및 행동장애(432만 명) 등의 순이었다. 13가지 주요 만성질환 진료비도 2020년 37조 원에서 지난해 46조 원으로 24.3% 늘었다. 암, 뇌혈관 질환 등 중증질환 산정특례로 진료받은 282만 명 중 절반 이상(58.3%)이 60대 이상이었다.
지난해 의료급여 수급권자는 155만9922명, 급여비는 11조5478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8%, 6.1% 늘었다. 의료급여는 정부가 저소득층에 의료비를 거의 전액 보조해 주는 제도다. 의료급여 수급자 중 65세 이상은 44.6%였으나 전체 급여비 중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55%로 더 컸다. 지난해 65세 이상 1인당 평균 급여비는 921만5598원으로 전체 1인당 평균 급여비(747만6302원)의 1.5배 수준이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돌봄이 필요한 노인의 입원과 생애 말기 의료 등에 많은 비용이 투입된다”며 “돌봄 인프라를 확충하고 재택 의료를 활성화해 상대적으로 의료 서비스가 덜 필요한 노인은 병원이 아닌 자택에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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