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이 압수한 대마. 뉴스1
현역 해군 병사가 몰래 태국으로 출국해 대마를 들여오다 붙잡혔다. 병사는 영내에 몰래 반입한 휴대전화를 이용해 마약 밀수 범행을 주도했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최근 A 상병 등 마약 밀수책 3명을 적발,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했다.
● 해군 현역병 포함 밀수책 3명, 태국서 대마 10.2kg 들여와
이들은 지난 4∼5월 사이 태국에서 대마 총 10.2㎏을 인천국제공항으로 밀반입한 뒤 국내에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A 상병은 지난 3월 가상화폐 관련 해외 온라인 채널에서 마약 유통 조직의 제안을 받고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 휴가 중 무단 출국…샴푸병에 액상 대마 숨겨 들여와
군 영내에서는 휴대전화 1대를 특정 시간에만 사용할 수 있으나, A 상병은 별도의 휴대전화를 몰래 반입해 밀수 조직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는 4월 휴가 중 지휘관의 허가 없이 태국으로 출국해 현지 마약상에게서 샴푸 용기에 위장한 액상 대마 200㎖를 전달받아 국내로 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군 현역병이 몰래 들여온 휴대폰으로 마약 밀매를 한 증거. 뉴스1
● 200ml 들여오고 다음달엔 친구 시켜 10kg 숨겨 들여와
다음 달에는 친구를 태국으로 보내 여행 가방에 대마 10㎏을 숨겨 들여오게 한 뒤, 또 다른 공범에게 전달하도록 지시한 정황도 확인됐다.
경찰은 A 상병의 밀수 혐의를 입증한 뒤 사건을 해군 광역수사대에 이관했으며, A 상병은 이후 구속됐다.
● 경찰 “군 영내 휴대전화 반입 관리시스템, 출입국 통제시스템 개선해야”
경찰은 국방부와 해군본부에 △ 현역 군인의 휴대전화 영내 반입 및 사용에 대한 강화된 관리시스템 마련 △ 현역 군인 출국 시 신분 및 허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출입국 통제시스템 마련 등 개선 필요 사항을 통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온라인 기반 마약 거래가 확산하면서 젊은 세대가 직접 밀수에 가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이번 사건에서는 20대 현역병이 공급책 역할을 맡고, 50대 이상 기존 판매상이 중간 유통을 담당하는 세대별 범죄 구조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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