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겨냥한 납치·감금·살인 사건이 잇따르며 사회 불안이 커져가는 가운데, 그룹 빅뱅 출신 승리가 ‘태자단지’와 연관돼 있다는 의혹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국제적인 제재가 시작된 중국계 캄보디아 기업 프린스그룹(프린스홀딩스)이 최근 간판 철거와 사업 정리 등 ‘흔적 지우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프린스그룹이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프놈펜에 위치한 클럽 ‘프린스 브루잉’은 최근 폐업했으며, 현재는 새 사장이 인수해 재오픈을 준비 중이라고 CBS노컷뉴스는 21일 보도했다.
현지에서는 본사 건물과 계열사 사무실에서도 ‘PRINCE’ 로고가 철거되고, 간판이 사라진 상태가 잇따라 목격되고 있다. 프놈펜 중심가의 대표 건물 ‘프린스플라자’ 역시 며칠 전부터 외벽 간판이 제거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클럽은 ‘버닝썬 게이트’로 실형을 선고받고 연예계에서 제명된 빅뱅 출신 승리가 마이크를 잡고 발언하는 영상이 SNS를 중심으로 확산되며 주목받은 장소이다.
당시 승리는 무대에 서서 “캄보디아가 아시아에서 가장 훌륭한 나라. 캄보디아가 왜 위험하냐 X이나 먹어라”라고 외쳤다. 그가 서 있는 영상 속 뒷배경에는 ‘프린스 브루잉’이라는 문구가 함께 노출됐다. 이는 ‘태자단지’의 운영 주체인 ‘프린스 홀딩스’와 문양과 이름이 매우 유사해 누리꾼들은 “승리가 프린스그룹 행사에 참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다만 승리와 해당 그룹 간의 직접적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 14일(현지 시각) 미국과 영국 정부는 프린스그룹과 계열사 117곳, 그리고 회장 천즈(39)를 ‘초국가적 범죄조직’으로 지정하고 공동 제재를 발표했다. 양국 정부는 프린스그룹이 캄보디아와 동남아 일대를 거점으로 온라인 금융사기, 자금세탁, 인신매매, 불법 감금 등을 조직적으로 저질렀다고 밝혔다.
프린스 그룹을 이끄는 천즈는 1987년 중국 푸젠성에서 태어나 2010년 캄보디아로 이주, 인터넷 카페 사업으로 초기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2011년부터 부동산 개발업에 진출한 뒤 2015년에는 소액 금융업체인 ‘프린스 파이낸스’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금융업에 뛰어들었다.
2018년에는 이를 상업은행인 프린스 은행으로 전환하며 캄보디아 전역 31개 지점을 둔 대형 은행으로 성장시켰다. 천 회장은 캄보디아의 최고 권력자인 훈센 전 총리의 고문을 역임하는 등 권력 망과의 결속이 매우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캄보디아 내 한국인 피해는 급격히 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2025년 1~8월 사이 납치 신고는 330건으로 전년 대비 50% 증가했으며, 취업 사기 피해자 역시 144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정부는 캄보디아 캄폿주 보코산 지역, 바벳시, 포이펫시 등 범죄조직 밀집 지역이 여행경보 최고 단계인 4단계(여행금지)로 지정했으며, 수도 프놈펜 역시 특별여행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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