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 매년 줄어… 신장 이식 8년 가까이 기다려야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0월 11일 01시 40분


기증자 2016년 573명→작년 397명
“기증자 예우 강화 등 대책 시급”

지난해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사망한 환자 수가 처음으로 3000명을 넘긴 가운데, 장기를 이식받은 환자들도 기증을 받기까지 기다리는 기간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10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장 이식 대기자의 평균 대기 기간은 2020년 2222일에서 올해 6월 2888일까지 늘어났다. 같은 기간 췌장 이식 대기 기간은 1391일에서 2604일로, 간 이식의 경우 132일에서 204일로 늘어났다. 다만 심장은 대기 기간이 2020년 316일에서 올해 6월 198일로 줄었고, 폐 이식은 같은 기간 238일에서 202일로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이식까지 대기 기간이 늘어나는 건 장기이식을 필요로 하는 환자가 늘고 있는 반면에 장기기증 인원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이식 대기 환자 수는 2020년 3만5852명에서 지난해 4만5567명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뇌사 장기기증자 수는 2016년 573명에서 2022년 405명까지 줄었고, 지난해엔 397명이었다.

국내 장기기증 희망 등록자는 지난해 말 기준 183만8530명으로 전체 인구의 3.5%에 불과하다. 인구 100만 명당 뇌사 장기기증자는 약 8명으로 스페인(46명), 미국(44명), 영국(21명) 등에 미치지 못한다. 장기기증 감소는 2017년 기증자 사후관리가 부실하다는 보도로 장기기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된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친 영향이 컸다.

전문가들은 장기기증 희망 등록이 활성화되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기증자에 대한 예우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기기증 기준을 현재 뇌사자에서 심정지 환자로 확대하면 잠재 기증 환자 규모를 쉽게 파악할 수 있고 대상자도 늘어 장기기증이 30% 정도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동식 고려대안암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현재로서는 심정지 후 장기기증이 (장기기증을 늘릴 수 있는) 가장 빠르고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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