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1951년 태풍 관측이 시작된 이후 세 번째로, 우리나라에 단 한 번도 태풍이 영향을 미치지 않은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 평년엔 매년 3~4개… 올해만 ‘0건’인 이유는?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총 23개의 태풍이 발생했지만, 한반도에 영향을 준 태풍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이는 1988년과 2009년에 이어 16년 만의 일이다.
기상청 통계에 따르면 평년(1991~2020년 기준)에는 한 해 평균 3.4개의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올해는 모든 태풍이 한반도를 비껴가며 통계상 ‘0건’을 기록했다.
10월 이후 태풍이 우리나라에 접근하는 일은 더욱 드물다. 1951년 이후 10월에 영향을 미친 태풍은 단 5차례뿐이며, 마지막 사례는 2014년 제19호 ‘봉퐁’이었다.
여름부터 한반도 상공을 강하게 지배한 북태평양고기압을 주요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 위에 자리하면서 태풍이 북상하지 못하고 대만·일본·중국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 태풍이 비껴간 자리, 폭염과 폭우가 덮쳤다
태풍이 직접 상륙하지 않았다고 해서 날씨가 온화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동아시아 해역을 따라 북상하던 태풍들이 한반도 주변에서 열과 수분을 밀어올리며, 폭염과 폭우를 유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7월 중국 쪽으로 이동하다 소멸한 태풍은 한반도 부근 해상에서 강한 열기를 유입시켜 서울의 열대야 일수를 22일로 끌어올렸다. 이는 역대 최다 기록이다. 또 8월 발생한 제11호 태풍 ‘버들’은 고온다습한 공기를 밀어올리며 수도권에 집중호우를 쏟아냈다. 예년보다 빠르고 크게 생성된 북태평양고기압이 국지성 폭우와 폭염이 반복되는 구조를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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