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스캠 수법을 벌인 것으로 추정되는 사기 조직 현장. 한국어 화이트보드와 각종 장비가 압수됐으며, 경찰은 정황을 토대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뉴시스
태국 경찰이 고급 풀빌라에서 조직적으로 온라인 사기 행각을 벌이던 한국인 20명과 중국인 1명을 전격 검거했다.
이들과 함께 있던 납치 피해자 1명도 무사히 구조됐다.
■ 경찰 급습에 창밖으로 도주 시도…현장엔 납치된 한국인도
22일(현지 시각)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태국 경찰은 전날 오후 2시 30분경 촌부리주 파타야 방라뭉에 있는 고급 풀빌라를 급습했다. 이번 작전은 주태 한국 대사관의 제보를 바탕으로 사전 수사를 거쳐 실행됐다.
현장에선 여러 명의 남성이 컴퓨터 앞에 앉아 작업 중이었으며, 경찰이 들이닥치자 도주를 시도했다. 이 중 한 명은 2층에서 뛰어내리다 다쳤지만 결국 모든 용의자가 검거됐다.
현장에 함께 있던 한국인 남성 1명은 사기 조직에 납치돼 온라인 범죄에 강제 동원된 피해자로 확인됐다. 태국 경찰은 한국 대사관에 이 사실을 통보했다.
■ 로맨스 스캠 수법 활용 정황… 한국어 문구 담긴 화이트보드도 나와
수사 당국은 이들이 ‘로맨스 스캠’ 수법을 활용한 국제 사기 조직의 일원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소셜미디어나 소개팅 앱을 통해 피해자와 교제를 가장해 신뢰를 쌓은 뒤, 투자나 금전 요구 등의 방식으로 돈을 뜯어내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장에서는 한국어로 된 투자 권유 문구가 적힌 화이트보드도 발견됐다. 경찰은 이들이 사용한 컴퓨터, 장비, 문서 등 압수물이 실제 범죄에 사용됐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체포된 용의자들은 태국 법에 따라 현지 수사기관에 인계돼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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