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검진 대상인데…“나 건강해” 10명중 4명 검사 안했다

  • 뉴시스(신문)
  • 입력 2025년 3월 11일 11시 00분


작년 암검진 수검률 70%…전년比 3.8% ↑
‘내시경 증가’ 대장암 수검률 큰폭 상승
응답자 43% “건강하다 생각 미검진”

경기 고양시 국립암센터 모습. 203.07.12 뉴시스
경기 고양시 국립암센터 모습. 203.07.12 뉴시스
지난해 암 검진 수검률이 70.2%로 전년 대비 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암 수검률이 77.4%로 가장 높았고,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검진이 증가한 대장암 수검률은 역대 최고치(74.4%)를 기록했다.

국립암센터는 전국의 암 진단을 받지 않은 4500명( 40~74세 남자·20~74세 여자)을 표본으로 추출해 암 검진 수검 행태를 조사한 2024년 암검진 수검률을 11일 이같이 발표했다. 암검진 수검 행태 조사는 우리나라 국민의 6대 암 검진의 수검률 및 수검행태를 파악하기 위해 2004년부터 매년 1회씩 설문을 통해 실시되며 국가 암검진 정책 수립 및 국제 비교의 근거 자료로 활용된다.

‘권고안 이행 수검률’은 국가 암검진 6대 암 프로그램 또는 권고안의 검진 방법, 검진주기에 따라 검진을 받았는지를 조사한 항목으로, 2024년 기준 전년 대비 3.8%포인트 상승한 70.2%로 나타났다. 2004년(38.8%)과 비교하면 31.4%포인트 증가했다.

암종별로는 위암이 77.4%로 가장 높은 수검률을 나타냈다. 이어 대장암(74.4%), 유방암(70.6%), 자궁경부암(62.0%) 순이었다.

암검진 대상자 중 암 검진을 받지 않은 이유에 대한 조사 결과 ‘건강하다고 생각해서’라는 응답이 43.4%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17.4%), ‘검사 과정이 힘들어서’(16.7%)가 주된 이유로 꼽혔다. 미수검 이유 중 1위인 ‘건강하다고 생각해서’라는 이유로 검진을 미루는 비율은 2004년 71.2%에서 2024년 43.4%로 크게 감소했지만 여전히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가 같은 이유로 검진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장암 검진 수검률은 전년도 70.7%에서 74.4%로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장내시경 검사 검진 비율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대장내시경 검사 수검률은 2023년 56.5%에서 2024년 66.4%로 증가했다.

대장내시경 검사의 선호도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장암 검진을 위해 어떤 검사 방법을 선호하는가?’라는 질문에 대장내시경 검사라는 응답이 66.2%로, 분별잠혈검사(33.8%)에 비해 약 2배 더 선호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암센터는 2019년부터 2024년까지 대장내시경 검사의 국가 암 검진 도입 타당성을 평가하기 위한 대장내시경 시범사업을 시행한 결과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한 검진의 높은 정확도와 낮은 검진 합병증 발생률이 확인됐다.

현재 시범사업의 성과와 암 검진 수검 행태 조사에서 나타난 국민들의 대장 내시경 선호도를 바탕으로, 보건복지부, 국립암센터, 전문학회 등이 협력해 대장 내시경 검사의 제도화를 위한 준비를 시작하고 있다.

국립암센터 서민아 암검진사업부장은 “암은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 조기에 암을 발견해 치료하기 위해 정기적인 검진이 필수적“이라면서 ”증상이 나타난 후 암 진단을 받게 되면 이미 병기가 진행돼 예후가 나빠질 가능성이 높아 증상이 없더라도 암검진을 잘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은 “이번 조사 결과는 국민들의 암 검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적극적으로 검진 받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신호”라며 “다만, 여전히 검진 대상자의 절반 가까이가 ‘건강하다고 생각해서’ 검진을 받지 않는다는 점은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만약 암 검진 수검률이 80% 이상으로 증가한다면 암 조기 진단과 치료 효과가 더욱 향상될 것이고 생존율 또한 선진국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암 검진 참여율이 높아져 조기암 발견이 늘어나면 생존율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12월에 발표된 우리나라의 국가암등록통계에서 암 환자 상대 생존율은 과거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실제 2001~2005년 진단받은 암 환자의 상대 생존율은 54.2%였는데, 2018~2022년 진단받은 암 환자의 상대 생존율은 72.9%였다.

양 원장은 “우리나라 암발생 통계에 따르면 위암, 대장암, 유방암 등 검진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암종은 조기 발견이 꾸준히 증가해 전체 암 발생 가운데 위암은 70%, 대장암은 55%, 유방암은 65%가 국한암(암이 발생한 장기를 벗어나지 않음) 단계에서 발견되고 있고, 이들 암종은 발생률 대비 사망률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 암 검진 사업이 국민건강 증진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성과”라며 “국립암센터는 앞으로도 보다 효과적인 암검진 정책과 연구를 통해 국민들이 더욱 쉽게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암 예방과 조기 진단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