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학생회관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서울대 공동행동 참가자들과 탄핵을 반대하는 서울대인 및 시민들이 상반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의 모교인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탄핵 찬성·반대 집회가 17일 열렸다. 지난 주말 서울대에서 양측이 맞불 집회를 열고 대립한 지 이틀 만이다.
17일 오전 서울대 캠퍼스엔 집회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부터 긴장감이 맴돌았다. 이날 오전 10시 20분경 서울대 학생회관 옆 아크로폴리스 광장엔 윤 대통령 탄핵을 찬성하는 ‘서울대 공동행동’ 측 집회 참가자 3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윤석열 퇴진! 쿠데타 옹호세력 규탄!”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었다. 집회 시작 직전 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지지자 측 10여 명이 모여들며 바로 앞에서 태극기를 흔들자 말다툼을 하다 넘어지는 등의 실랑이가 빚어졌다.
이날 탄핵 찬성 집회에 나선 참가자들은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며 윤 대통령과 탄핵을 반대하는 학생들, 시민단체 등을 규탄했다. 발언자로 나선 진영준 서울대 수리과학부 대학원생은 “지난 2월 15일에 이어 오늘도 일부 극우 서울대 학생들과 내란 세력들은 탄핵 반대 시국 선언을 하며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독재 시대로 돌아가려고 한 윤석열의 계엄을 옹호하고 있다”며 “우리는 연대해 민주주의를 지켜나가야 한다”고 소리 높였다.
1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서울대공동행동 등 진보단체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서울대인 등 보수단체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반대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뉴스1 양측의 갈등은 탄핵 찬성 집회가 열리던 장소 바로 옆에서 탄핵 반대 집회가 진행되며 본격화됐다. 서울대 공동행동 측은 발언이 끝난 뒤 탄핵 반대 집회가 예정된 학생회관 방면으로 행진했다. 학생회관 앞에서 “윤석열을 파면하라” “극우세력 물러가라” 등을 외치자 바로 맞은편에 있던 탄핵 반대 집회 측에서 “이재명 구속” 등을 외치며 고성이 오갔다.
이윽고 오전 11시 30분경부터 시작된 탄핵 반대 집회에선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여 “불법탄핵 타파하라!” “탄핵 무효” “부정선거 감시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학생회관 앞으로는 학생뿐만 아니라 중장년층과 노년층 등도 있었다. 마이크를 잡은 서울대 영어영문학과 학생 이서진 씨는 “한국은 부정선거 수치국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서울대 지성인이 일어나야 할 때”라고 말했다.
15일에 이어 이틀 만에 캠퍼스 내에서 탄핵 찬성·반대 집회가 또다시 열리며 학생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대 인류학과 졸업생 조주영 씨(24)는 “가끔 중앙도서관에서 공부하는데 지난 주말엔 소음이 상당해 다들 한숨을 푹푹 쉬고 있었다”며 “잠깐 산책하러 나가보니 찬반 시위대가 물리적으로 충돌하기 직전이었는데 일반 학생들도 혹시 다치진 않을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서울대 대학원생 신모 씨(27)는 “오늘 도서관에서 신입생 대상으로 도서관 인용 안내 프로그램 예정되어 있어 일찍 왔다가 시끄러워 나가는 중”이라며 “과격한 집회 모습을 처음봐서 너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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