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셔니스타 아니어도 좋아요…‘패알못’도 즐기는 서울패션위크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3일 11시 59분


서울패션위크 5일 개막
3D프린팅 활용 기술도 패션 트렌드 미리보기
신인 발굴-해외 판로 개척
유튜브 실시간 시청 가능

지난해 9월 서울패션위크 기간 서울 중구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하늘광장에서 열린 패션 브랜드 ‘카루소’의 오프 쇼(Off Show). 관객들이 다양한 의상을 입은 모델들의 사진을 찍고 있다. 서울시 제공
“자신이 ‘패알못(패션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서울패션위크에서는 의외의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올해 25주년을 맞은 국내 최대 패션 행사 ‘서울패션위크’가 5일부터 9일까지 닷새간 열린다. 패션위크 기간 국내 정상급 디자이너와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패션쇼를 펼칠 예정이다.

2016년부터 해당 행사에 참여해온 패션 브랜드 ‘얼킨’ 대표 이성동 디자이너(38)는 “누구나 패션 취향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열린 축제”라고 소개했다. 올해 첫 무대를 맡은 패션 브랜드 ‘한나신’ 대표 신한나 디자이너(37)는 “브랜드마다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간 해온 고민을 대중에게 보여줄 수 있는 장”이라고 했다.

지난해 9월 서울패션위크 기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런웨이. 서울시 제공
●창의적인 패션과 미래 트렌드 읽는 재미

디자이너들은 패션쇼를 ‘독립영화’에 비유했다. 대중이 보기에 난해할 수도 있지만, 창작자의 철학과 창의성을 발견하다 보면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패션위크에서 디자이너들은 의상을 통해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던진다. 예를 들자면 신 디자이너는 ‘기술과 환경의 조화’를 브랜드 콘셉트로 삼았다. 3D 프린팅이 쓰인 패턴으로 기술의 진보를, 리사이클(재활용) 데님 원단으로 환경 재생을 표현하는 식이다.

앞으로 어떤 패션이 유행할지 내다볼 수도 있다고 한다. 이 디자이너는 “이른바 ‘하이엔드 패션’에서 유행한 스타일이 천천히 내려와 2~3년 뒤 보급형 SPA 제품에도 적용되곤 한다”라며 “런웨이에서 바지통 크기만 봐도 향후 트렌드를 남들보다 일찍 읽을 수 있다”라고 했다.

국내 디자이너들 사이에선 서울패션위크는 ‘꿈의 무대’로 통한다. 서울패션위크는 2000년 가을 첫발을 뗀 이래 총 282개 브랜드, 2202회의 런웨이를 선보이면서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을 다수 배출해 왔다. 신 디자이너는 “디자이너나 모델을 지망하는 학생들이라면 꼭 한번 들러 보는 행사로 신인들에게는 등용문과도 같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서울패션위크 기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트레이드쇼’. 서울시 제공
해외 시장 진출의 발판 역할도 한다. ‘트레이드쇼’에서는 국내 브랜드들이 해외 브랜드와 바이어를 만나 수주 상담을 한다. 패션쇼 참여 브랜드를 포함해 130여 개 의류‧잡화‧주얼리 브랜드가 참여한다. 국내 1호 남성복 디자이너 장광효 디자이너(69)는 “패션위크는 해외 바이어 유치와 해외 브랜드 수출이 이뤄지는 비즈니스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시민 참여 이벤트와 공연도

이번 패션위크 기간 DDP에 방문하는 시민들을 위해 패션쇼 참관 이벤트도 진행된다. DDP 어울림 광장에 마련된 홍보 부스에서는 룰렛, 스케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벤트를 연다. 또한 이벤트 참여자에게 쇼 1시간 전부터 선착순으로 티켓이 제공된다. 16개 패션쇼마다 약 10~20장씩 총 350장이 배포된다. 모든 런웨이는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실시간 관람할 수 있다.

패션과 다른 문화를 섞은 무대도 준비됐다. ‘고 앙드레김 X 얼킨’, ‘마크라메 작가 정윤희 X 라이’ 등이 무대를 꾸민다. DDP 아트홀 외부 장소에서는 카루소(장광효), 빅팍(박윤수) 등의 브랜드가 무대 위 색다른 공간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오프쇼를 펼친다.

현장 오픈스테이지에서는 매일 낮 12시와 오후 4시에 유명 비보잉 그룹이 공연을 연다. 개막일에는 국내외 패션 기업과 디자이너 등 업계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서울패션포럼’도 처음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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