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안돼요 제발!”…투신하려는 40대 다리 잡고 매달린 여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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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5월 14일 12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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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시 남구 연일대교 (네이버지도)
경북 포항시 남구 연일대교 (네이버지도)


학원을 다녀오던 여고생이 다리 난간을 넘어 투신하려는 40대 남성의 다리를 붙잡고 매달려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지난 12일 오후 8시 53분경 경북 경찰 112 치안 종합상황실에 여고생의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이 학생은 “경찰이죠. 형산강 다리에서 누가 뛰어내리려고 해요. 빨리 와주세요”라고 말했다.

신고자는 학원을 마치고 귀가 중이던 포항중앙여고 3학년 김은우 양이다.

당시 김 양은 포항 형산강 연일대교 난간을 넘어 투신하려는 40대 남성 A 씨를 발견하자 그의 두 다리를 부여잡았다.
김철문 경북경찰청장이 자살기도자를 살린 김은우 양에게 표창장을 수여하고 있다(경북경찰청 제공)2024.5.1
김철문 경북경찰청장이 자살기도자를 살린 김은우 양에게 표창장을 수여하고 있다(경북경찰청 제공)2024.5.1

남성은 형산강을 향해 온몸을 숙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양은 “아저씨, 안 돼요. 저랑 얘기 좀 해요. 제발 제발”이라고 애원했다.

그러면서 112신고와 동시에 온 힘을 다해 경찰이 올 때까지 버텼다.

신고를 받고 인근 지구대에서 출동한 경찰관은 A 씨를 끌어내려 진정시킨 후 가족에게 인계했다.

경찰은 “A 씨가 어려운 삶을 비관해 술을 마시고 이런 일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김철문 경북경찰청장은 자살기도자를 구조한 김 양에게 소중한 생명을 살린 것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아 표창장을 수여했다.

김 양은 “무조건 살려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젖 먹던 힘까지 내서 아저씨를 붙잡고 있었다. 아저씨가 살아서 정말 다행이고, 무슨 일인지는 제가 잘 모르겠지만 마음의 어려움을 잘 극복하셨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투신#여고생#미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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