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형사인데” 전화에 경찰이 당했다…30대女 7명 신상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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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5월 2일 15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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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 (게티이미지)
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 (게티이미지)


경찰이 형사를 사칭한 신원미상의 남성에게 속아 민간인 7명의 개인정보를 넘겨주는 실수를 범했다.

청주흥덕경찰서는 최근 홈페이지에 공지문을 올려 “경찰은 소중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최선의 주의를 다해 왔으나 불의의 사고(경찰관 사칭범죄)로 특정인에 대한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며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지난달 27일 오후 4시 46분경 있었다. 흥덕경찰서 관내 한 지구대에 자신을 같은 경찰서 소속 형사라고 밝힌 A 씨의 전화가 걸려왔다.

A 씨는 “수배자를 쫓고 있다”며 특정 이름을 가진 30대 초중반 여성들에 대한 신원 조회를 요구했다.

전화를 받은 지구대 경찰은 요청에 따라 민간인 7명의 개인정보를 알려줬다.

그러다 도중에 수상함을 느끼고 신원확인을 요구하자 A 씨는 전화를 끊은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실제로 흥덕서에서 근무하는 형사 이름을 댔는데, 뒤늦게 해당 형사에게 연락해 사칭임을 확인했지만, 이미 사칭범은 잠적한 뒤였다고 한다.

유출된 개인정보 항목은 성명, 주소, 주민등록번호다.

경찰은 A 씨의 행방을 엿새째 쫓고 있지만 신원을 특정하지 못했다. A 씨가 공중전화를 이용한 탓에 추적이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보 유출 7명 가운데 6명에게 연락해 피해 사실을 알리고 스마트 워치 지급, 주거지 인근 집중 순찰 등의 지원 절차와 피해 구제 절차를 안내했다.

나머지 1명은 해외 거주자라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범인을 조속히 검거하도록 노력하겠다”며 “피해가 발생했거나 예상되는 경우에는 담당부서에 신고하시면 성실한 안내와 상담을 해드리고, 필요한 조사를 거쳐 손실보상이나 손해배상 등의 구제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항상 믿고 사랑해 주시는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거듭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개인정보 보호 조치 강화 등 내부 관리체계를 개선하고, 관계 직원 교육을 통해 인식을 제고해 다시는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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