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 줄 알았는데”…버스서 심정지 온 노인 구한 기사와 승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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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4월 11일 14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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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200번 버스에서 심정지로 쓰러진 80대 남성 A씨에게 응급처를 하는 승객들 모습. 세익여객 제공
부산 200번 버스에서 심정지로 쓰러진 80대 남성 A씨에게 응급처를 하는 승객들 모습. 세익여객 제공

부산 시내버스에서 돌연 심정지한 80대 노인을 당시 버스에 같이 타고 있던 승객들이 빠른 응급조치를 해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1일 부산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4시 40분경 부산 200번 버스 안에서 80대 남성 A 씨가 좌석에서 창문에 기대 미동이 없는 상태로 앉아있었다.

A 씨를 이상하게 여긴 한 여성 승객은 당시 버스를 운전하고 있던 기사 박창수 씨(63)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박 씨는 A 씨가 심정지 상태인 것을 확인했다.

박 씨는 다른 버스 승객들과 A 씨를 버스 바닥에 눕혔고 곧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A 씨의 상황을 박 씨에게 알린 여성 승객이 곧장 휴대전화를 들고 119에 도움을 요청했다.

부산 200번 버스에서 심정지로 쓰러진 80대 남성 A씨에게 응급처를 하는 승객들 모습. 세익여객 제공
부산 200번 버스에서 심정지로 쓰러진 80대 남성 A씨에게 응급처를 하는 승객들 모습. 세익여객 제공

주변에 있던 시민들은 A 씨 옆에 앉아 팔과 다리를 주물렀고 이들은 119구급대원의 전화를 스피커폰으로 켜둔 채 실시간으로 환자 상황을 전달하고 119구급대원의 지시대로 CPR을 이어나갔다.

119구급대원이 도착하기 전 8분간 CPR을 지속하던 박 씨가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교복을 입고 박 씨 뒤에 서 있던 10대 남학생이 박 씨의 뒤를 이어 CPR을 진행했다.

버스 안에 있던 시민 10여 명은 A 씨를 걱정하는 마음에 일어서서 해당 상황을 지켜봤고 일부 시민들은 재차 119구급대에 전화를 걸기도 했다.

119구급대가 도착하기 직전 A 씨는 “후”하면서 긴 숨을 내뱉었다. 119구급대원들은 버스 안에서 6분간 응급 처치를 한 뒤 A 씨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A 씨가 병원으로 인계되기 전까지 시민들은 박 씨에게 출발을 재촉하지 않고 기다려줬다고 한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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