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주셔서 감사하다”…10년째 소방서에 기부하는 ‘풀빵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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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3월 12일 10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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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가 소방서에 놓고간 상자. 원주소방서 제공
A 씨가 소방서에 놓고간 상자. 원주소방서 제공

“우리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익명의 기부천사가 강원 원주소방서 소방관들을 위한 기부가 10년째 이어지면서 감동을 주고 있다.

12일 원주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소방서 앞에 한 시민 A 씨가 기름때가 묻은 종이상자를 들고 찾아왔다. A 씨는 소방서 직원에게 상자를 전달하고 조용히 사라졌다.

상자 안에는 1년간 모은 399만 100원이 들어있었고, 겉면에는 ‘항상 불 속으로 뛰어드시는 모습이 멋있습니다. 앞으로도 부탁드립니다’, ‘항상 힘내세요.’, ‘우리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등의 격려와 응원의 문구가 삐뚤빼뚤한 글씨체로 적혀 있었다.

A 씨가 기부를 이어온 지는 어느덧 10년째다. 신원을 밝히지 않은 A 씨는 매년 이맘때쯤 원주소방서를 찾아와 기부금이 담긴 상자를 전달한다고 한다.

2018년 당시 A 씨가 소방서에 놓고간 상자. 원주소방서 제공
2018년 당시 A 씨가 소방서에 놓고간 상자. 원주소방서 제공

2015년 3월 풀빵 한 봉지와 259만 원이 든 상자를 전달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10년간 한 번도 거르지 않았다. A 씨가 그동안 기부한 돈은 3200여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년 여성인 A 씨는 원주에서 풀빵 노점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말아 달라는 요청에 ‘풀빵 천사’로 불리고 있다.

원주소방서는 A 씨의 기부금을 사회취약계층 소방시설 보급, 화재·구조·구급 활동에 필요한 물품 구매, 순직·공상자 특별위로금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이강우 서장은 “10년 동안 전해준 격려와 응원에 부응하고자 원주 소방은 시민의 안전을 위해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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