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소래포구 바가지요금 논란… “상인들 노력 절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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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계량기 사용 등 불법 단속
인천 남동구, 점검 주 3회로 확대
상인회, 과한 호객 등 근절 약속
“자체 규정 더 강하게 보완할 것”

이달 2일 인천 남동구 논현동 소래포구 종합어시장에서 구청 직원들이 저울을 점검하고 있다. 인천 남동구 제공
이달 2일 인천 남동구 논현동 소래포구 종합어시장에서 구청 직원들이 저울을 점검하고 있다. 인천 남동구 제공
수도권 최대 어시장인 인천 소래포구에서 바가지요금과 과도한 호객 행위 등의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근절하기 위한 강력 단속에 나섰지만, 무엇보다 상인들의 자체적인 개선 노력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천 남동구는 지난달 29일과 이달 2일 소래포구 종합어시장 점포 290여 곳을 대상으로 합동점검을 실시한 결과 부적절 계량기를 사용한 9곳과 건강진단서를 제때 제출하지 않은 2곳을 적발했다고 5일 밝혔다.

부적절 계량기를 사용한 9곳은 허용오차를 초과하는 저울을 사용하다가 적발돼 개선 명령을 받았다. 5kg짜리 추를 저울에 측정했을 때 허용오차는 60g인데, 이 범위를 넘어선 계량기를 사용했다고 한다. 이러한 계량기를 사용하면 시민들은 실제 구입한 수산물보다 적은 양의 수산물을 받을 수 있다. 젓갈과 게장 등을 판매하는 2곳은 1년에 한 번 건강진단을 받아야 하는데, 이를 제때 받지 않았다가 적발돼 각각 과태료 20만 원의 처분을 받았다. 특히 최근 종합어시장 상인회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한 점검에서는 점포 2곳이 가격표시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과도한 호객 행위를 한 사실이 확인돼 상인회로부터 영업정지 15일의 처분을 받았다. 한 곳은 가격표에 광어 1kg당 4만 원으로 표시해 안내했지만, 실제로는 고객에게 5만 원을 요구했고, 나머지 한 곳은 수조에서 일방적으로 수산물을 꺼내 과도하게 구입을 강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간 700만 명 이상이 찾는 수도권 내 최대 어시장인 소래포구에서 이 같은 논란은 수년째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를 구입한 이후 확인해보니 다리가 없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이른바 ‘다리 없는 게’ 논란이 일었고, 최근에도 유튜브를 통해 일부 점포에서 바가지요금과 과도한 호객 행위를 하는 듯한 장면이 공개돼 논란이 됐다.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남동구는 점검 방식을 기존 부서별 점검 형태에서 합동 점검 방식으로 바꾸고, 점검 주기도 주 3회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하지만 상인들 사이에서도 단속과 별개로 자체적인 개선 노력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소래포구는 종합어시장과 전통어시장 등 어시장별로 크게 4개의 상인회가 운영되고 있다. 전통어시장 상인회 등 일부 상인회는 지난해 자정대회를 열고 불법 행위 근절을 약속하기도 했다. 소래포구 전통어시장의 한 상인은 “단 한 곳의 불법 행위라 하더라도 결국엔 소래포구 상인 전체가 큰 타격을 입는다”며 “어느 상인회 할 것 없이 모든 상인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종합어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구청 단속과 별개로 상인회 차원의 단속을 강화하고, 자체 규정도 더욱 강하게 보완할 예정”이라며 “‘이렇게 해선 안 된다’는 공감대를 갖고 상인회에서도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남동구 관계자는 “일부 상인들의 불법 행위로 소래포구 전체의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다”며 “SNS를 통해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명확히 해 방문객들의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공승배 기자 ksb@donga.com
#소래포구#바가지요금#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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