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 위험 높은 난소암, 초기부터 맞춤 표적치료 중요”

  • 동아일보

이유영 삼성서울병원 교수
증상 없어 10명 중 7명은 늦게 발견…1년∼1년 6개월 사이 재발 위험 높아
표적치료제 이용 유지요법 병행해야…하반기 PARP억제제 급여 적용 전망

난소암은 국내에서 발생하는 전체 암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이 1.2%(2022년 기준)로 유방암이나 자궁경부암 등 다른 부인암만큼 흔한 암은 아니다. 그러나 부인암 중 사망률은 1위일 정도로 치명적이다.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리는 난소암은 특별한 초기 증상이 없어 환자들의 약 70%는 3, 4기로 진단된다.

재발이 잦은 것도 치명률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기존 1차 치료 후 환자 대부분이 평균 1년∼1년 6개월 사이 재발을 경험한다. 특히 난소암을 잘 일으키는 유전자(BRCA) 변이가 있거나 HRD 양성(암을 복구하는 시스템이 고장)일 때 재발이 잦다.

이유영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재발이 반복될수록 치료 선택지는 제한되고 예후도 점점 나빠진다”며 “과거엔 증상 완화를 위한 항암 화학치료가 유일한 선택지였고 재발 후 질병이 빠르게 진행돼 사망하는 환자가 많았다”고 했다. 이 교수는 “이 때문에 난소암은 진단 초기 치료부터 재발 위험을 낮추는 치료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에게 BRCA 변이 또는 HRD 양성 난소암의 특징과 최신 치료 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이유영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부인암 중 사망률 1위로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난소암을 잘 치료하기 위해서는 초기에 잘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이유영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부인암 중 사망률 1위로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난소암을 잘 치료하기 위해서는 초기에 잘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난소암의 원인은 무엇이며 조기 진단이 어렵다면 예방이 가능한가.

“초경이 빨랐거나 폐경이 느렸던 여성, 임신과 출산 그리고 모유 수유를 하지 않은 여성에서 발병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난소암의 발병 원인이 명확하지 않아 뚜렷한 예방 방법은 없다. 다만 난소암을 잘 생기게 하는 유전자(BRCA) 변이가 있는 여성의 경우 35∼45세에 예방적 절제술을 통해 난소암의 발생 위험을 낮추기도 한다. 그러나 난소암은 조기 진단이 쉽지 않기 때문에 진단 뒤 초기 치료에서 효과적인 치료 전략 고려가 중요하다.”

―최근 난소암 치료에서도 바이오마커(질병의 발생 및 결과에 영향을 미치거나 예측할 수 있는 물질)를 활용한다는데.

“재발과 사망 위험이 큰 암인 만큼 난소암은 1차 치료 이후 생존 가능성을 높이고 재발 위험을 낮추는 유지 치료를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유지 치료를 위해 표적치료제(PARP 억제제)를 사용하는데 BRCA 변이나 HRD는 표적치료제의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지표다. 이 때문에 난소암에서는 BRCA 변이 검사와 HRD 유무 검사를 진행한다.”

―BRCA 변이가 확인된 난소암 환자의 치료는.

“표적치료제가 등장하기 전에는 대부분 수술과 항암화학요법을 통해 치료받았지만 1년∼1년 6개월 뒤 재발하는 경우가 흔했다. 그러나 PAR 억제제가 도입된 후 치료 효과가 크게 개선됐다. 연구 결과 수술 및 항암화학요법 후 PAR 억제제(올라파립)를 2년간 복용한 환자군에서 질병이 진행되지 않는 ‘무진행 생존 기간(PFS)’이 13.8개월에서 56개월로 약 4배로 늘었다. 또 암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치료 지표인 전체 생존율(OS)도 7년 장기 추적 연구 결과 67%로 확인됐다. 위약군(약효가 없는 가짜 약을 투약한 비교 집단) 46.5% 대비 생존율이 크게 개선된 것이다. 이는 1차 치료 후 바이오마커만 부합한다면 PARP 억제제와 같은 표적치료제들을 통해 난소암 역시 충분히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최근에는 BRCA 변이가 있는 난소암 환자들이 PARP 억제제를 1차 표준치료제로 사용하고 있다.”

―HRD 양성인 환자에서는 어떠한가.

“HRD 역시 PARP 억제제의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바이오마커다. 이런 표적치료제를 사용하면 실제 재발률을 낮추고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근거가 충분히 있다. 다만 BRCA 변이는 없고 HRD 양성인 환자에게서는 단독 요법만으로는 효과가 낮을 수 있어 오래전부터 사용했던 베바시주맙이라는 표적치료제를 병용한다. 특히 BRCA 변이는 없지만 수술 이후 잔존 병소가 많이 남아 있거나 처음 진단받았을 때 폐에 전이가 많아 4기로 진단된 경우 베바시주맙의 사용을 고려한다. 연구에 따르면 PARP 억제제(올라파립)와 베바시주맙을 같이 투여했을 때 재발 기간을 3배가량 연장시킨 것으로 확인됐고 생존율도 높아져 표준치료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초기부터 적극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접근성이 중요할 것 같은데.

“국내외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PARP 억제제와 베바시주맙의 병용 요법이 필요한 환자들이 많다. 하지만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충분히 치료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다행히 국내에서는 베바시주맙에 부분 급여가 적용돼 환자들의 부담이 조금 줄었다. 궁극적으로는 두 가지 약제 모두 급여가 적용돼야 하고 올해 하반기(7∼12월)부터는 PARP 억제제에 대한 급여 적용도 예상돼 난소암 환자들에게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다.”

―난소암 치료를 받는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진단 당시 3, 4기인 환자가 많기 때문에 어떤 환자는 절망적으로 받아들이곤 한다. 그러나 검진을 통해 치료 조건이 적합하다면 이제 난소암도 처음부터 완치를 목표로 치료할 수 있다. 특히 BRCA 변이나 HRD 양성인 난소암 환자들은 표준치료를 통해 치료가 잘되고 있고 바이오마커가 없는 환자들을 위한 신약도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난소암으로 진단받더라도 너무 절망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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