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창고 유리창 뚫은 총알, 알고 보니 수렵용 총기 오발탄

  • 뉴시스
  • 입력 2024년 2월 21일 09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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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야생동물포획단원
차량서 약실 확인하다 격발
전문가 "포획 허가 취소해야"

부산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 감염 사례가 발생하면서 멧돼지 사냥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덩달아 총기사고도 잇따르고 있어 당국의 철저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기장경찰서와 기장군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10시30분께 기장군 철마면 안평리의 한 식품 보관 창고에서 총기 사고로 의심되는 유리창 파손 사고가 일어났다.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수거된 흔적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결과 수렵용 엽탄으로 확인됐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경찰의 추가 조사 끝에 해당 엽탄은 기장군 유해야생동물포획단으로부터 멧돼지 사냥을 허가 받은 A(60대)씨가 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경찰에 차량 내에서 총기 내 약실을 확인하던 중 갑자기 격발이 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가 고의로 총을 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 별다른 처벌은 내리지 않았다.

하지만 인근 거주 주민들은 불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주민 B(60대)씨는 “평소 산에서 총을 들고 사냥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불안하기도 하다”면서 “멧돼지 사냥도 이해가 되지만 사고가 나지 않도록 당국이 좀더 교육도 시키는 등 철저히 관리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유사한 총기 사고는 지난 2020년 9월에도 발생한 적이 있었다. 당시 기장군 장안읍의 한 마을 가정집 유리창에 엽총에서 발사된 총알 2발이 날아들어 유리창 2장을 깨트린 적이 있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전문가들은 총기 사고를 막기 위한 안전 교육 등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도범 야생생물관리협회 부울경지부 사무국장은 “약실을 확인할 때 인적이 드문 야외 공간에서 총구를 하늘로 향하게 한 후 확인하는 것이 기본”이라면서 “단원들을 대상으로 한 철저한 안전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고를 일으킨 단원에 대해서는 “총기 사고가 발생했다면 예외 없이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기장군 관계자는 “유해야생동물포획단장이 이번 사고와 관련한 안전 교육을 다시 실시할 예정”이라면서 A씨 처벌 여부에 대해서는 “야생동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나와 있는 안내 수칙 위반 여부를 판단해 포획 허가를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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