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커뮤니티에 동물병원의 과잉진료를 비방하는 댓글을 단 혐의로 기소된 50대 여성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8단독 김지영 판사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A 씨(54·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2022년 2월4일 지역생활 커뮤니티에서 비방 목적의 댓글을 달아 인천에 있는 B동물병원 운영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는 본인의 반려견이 호흡불안 등 증세를 보이자 2021년 7월 인천에 있는 한 동물병원에 입원시켰다. 그러나 치료받던 강아지가 입원 26시간 만에 죽었다.
이후 A 씨는 1년 7개월 뒤인 지난해 2월 지역생활 커뮤니티에 ‘인천 미추홀구 B동물병원 진료 잘 보나요?’라는 게시글이 올라오자 ‘B병원의 과잉진료로 반려견이 이틀 만에 무지개다리 건넜다. 후회하실까 봐 흔적 남긴다’는 댓글을 달았다.
아울러 해당 글에 “억울한 것도 많고 할 말도 많은데 (당시에는) 상대하기 싫어서 그냥 넘어갔다”며 “B동물병원에 간다는 사람 있으면 쫓아가서 말리고 싶지만 결국은 자기 선택이니까 상관 안 하려고 눈 감고 있다”는 내용의 댓글을 추가로 적었다.
검찰은 A 씨가 B병원 진료과장으로부터 개의 상태가 위독한 사실을 전해 듣고도 입원치료를 결정했고, B병원이 불필요한 진료를 했다는 부분이 사실과 달라 명예를 훼손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A 씨를 재판에 넘겼다.
하지만 법원은 “A 씨가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게시한 댓글의 내용이 허위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면서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영리 목적으로 동물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은 이용자들의 자유로운 의사 표명을 어느 정도 받아들여야 한다”며 “또 당시 A 씨가 받은 검사항목 진료비 청구서에 동일한 검사항목이 나열돼 있던 것을 고려하면 ‘과잉 진료’라는 용어도 허위사실을 인식하고 적시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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