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덮는 거대종양…K의술, 아프리카 여성에 미소 선물

  • 뉴시스
  • 입력 2024년 1월 24일 12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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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의대 설립 100주년 2028년까지
"개도국환자 100명 치료비 지원할 것"

국내 의료진이 얼굴을 덮어버릴 정도의 거대한 종양에 신음하던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신경 섬유종 환자에게 새 삶을 선물했다.

고려대의료원은 마다가스카르 여성 환자 라소아안드라사나 바우술루(Rasoanandrasana Vaosolo·30)에 대한 무료 수술을 진행해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24일 밝혔다.

아프리카 대륙 남동쪽에 위치한 마다가스카르는 의료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 바우술루가 앓고 있는 거대신경섬유종증은 피부와 중추신경계의 이상을 동반하는 신경피부 증후군의 일종으로 유전자 변이로 세포분열 억제 기능이 저하되면서 종양이 쉽게 발생하는 질환이다. 바우술루의 경우 적절한 처치를 받지 못해 오른쪽 눈과 얼굴을 모두 덮어버릴 만큼 종양이 커지고, 시력에도 제한이 생겨 자녀들과 밖에 나갈 수 없을 만큼 심각했다.

마다가스카르 현지에서 20년 넘게 의료봉사를 이어오고 있는 이재훈 선교사(고대의대 51회 졸업생)는 바우술루를 발견한 후 모교인 고려대에 치료를 부탁했다. 바우술루는 국제 NGO인 지아이씨와의 협력을 통해 지난달 17일 국내를 찾았다.

바우술루는 안암병원 성형외과 정재호 교수, 이비인후과 정광윤 교수, 안산병원 안과 이화 교수의 다학제 협진을 통해 세 차례 수술을 받았다. 의료진은 치료를 통해 안면신경 대부분을 재건해 좌우 대칭을 이룰 수 있도록 만들어 바우술루의 어릴 적 얼굴을 최대한 복원했다. 또 종양이 완전히 가리고 있던 우측 눈의 시력도 회복됐다.

수술을 집도한 정재호 교수는 “신경섬유종이 워낙 거대해 출혈 위험이 큰 어려운 수술이었지만,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바우술루가 사랑하는 자녀들과 함께 새로운 희망을 찾아 건강한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바우술루는 “정재호 교수님과 고려대병원 모든 의료진께 어떻게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수술이 너무나 잘 되어서 기쁘고 새로운 내 얼굴에 만족한다. 보살핌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고대의료원은 수술비를 포함한 병원비 전액을 지원했다.

한승범 원장은 “안면 질환으로 인한 심리적 위축으로 아이와 외출을 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아쉬웠다는 바우술루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할 수 있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을식 의무부총장은 “의대 100주년이 되는 2028년까지 개발도상국 환자 100명의 치료를 지원하는 ‘플러스100 캠페인’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병원 문화를 선도하는 포용적 의료기관으로서의 소명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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