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익사인 줄 알았는데…“바다 들어가라” CCTV에 찍힌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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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1월 18일 06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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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해경 제공)뉴스1
(창원해경 제공)뉴스1
지난해 10월 경남 거제에서 술에 취한 50대 남성이 바다에 들어갔다가 숨진 일이 있었다. 경찰 수사 결과, 단순 익사 사고가 아니라 폭행과 강요에 따른 행동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창원지검 통영지청 형사2부(부장 최성수)는 가스라이팅 피해자에게 입수를 강요해 사망에 이르게 한 A 씨(40대)를 과실치사와 강요, 공갈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사건은 지난해 10월 11일 있었다. 경남 거제시 옥포항 수변공원에서 겉옷을 벗은 50대 남성 B 씨가 난간을 넘어 바다로 들어갔다가 숨졌다.

단순 익사 사고처럼 보였던 이 사건에서 의외의 정황이 드러났다. 사망자의 눈에 생긴 멍을 의심한 경찰이 수사한 결과, 물에 빠진 또 다른 남성 C 씨와 이를 지켜보는 A 씨가 CCTV에 잡힌 것이다.

C 씨는 “그냥 둘이 수영하라고 들어가라 했다. 언제 두들겨 맞을지 모르니깐 안 하면 안 될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강요에 의해 술에 취한 채 바다에 들어간 2명 가운데 1명은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숨졌다. 지시한 A 씨는 피해자들이 물에 들어가는 모습을 술을 마시며 지켜보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6년 전, 부산의 한 고시원에서 만난 이들은 일행 중 가장 어린 A 씨의 폭행에 시달린 것으로 파악됐다. 모텔에 가둔 뒤 싸움을 시켜 한 사람이 실신하기도 했다. 빼앗긴 돈도 1700여만 원에 이른다.

창원해양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의) 기초생활수급비도 모자라서 막노동까지 시켜 일당까지 다 빼앗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가해 남성은 피해자의 돈을 쓴 사실은 있지만 강요에 의한 치사 혐의는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른바 '가스라이팅'으로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지배해 죽음에 이르게 한 것으로 보고,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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