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줍는 어르신이 무인 매장 앞 눈 치워주고 매트 깔고 갔더라” 훈훈

  • 뉴스1
  • 입력 2023년 12월 27일 14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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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사장이다 갈무리)
(아프니까 사장이다 갈무리)
폐지 줍는 노인이 무인 매장 앞 눈을 치워주고 미끄러지지 않게 매트를 깔고 간 훈훈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5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따뜻한 이야기 하나 올리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인천 중구에서 무인 매장을 운영한다고 밝힌 A씨는 전날인 크리스마스이브에 겪은 일을 전했다. 그는 “무인 매장이다 보니 제가 가거나 아르바이트생이 가기 전엔 거쳐 간 손님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보니 가서 할 일이 조금은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날도 아침 일찍 매장에 간 A씨는 청소하려다가 소복이 쌓인 눈을 치운 흔적과 매장 입구에 미끄러지지 말라고 이불 같은 게 놓여 있는 것을 확인했다.

당시 A씨는 일 잘하고 성실한 아르바이트생이 한 행동인 줄 알고 대견해 문자를 남겼으나, 아르바이트생은 “제가 한 게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아프니까 사장이다 갈무리)
(아프니까 사장이다 갈무리)


이후 CCTV를 확인한 A씨는 깜짝 놀랐다. 선행의 주인공은 매장 근처에서 리어카로 폐지를 줍는 노인이었다. A씨는 “아직 동도 트기 전인 그 이른 아침에, 폐업으로 더 이상 영업하고 있지 않은 옆 카페까지 눈을 치워주고 계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며칠 전 낮에 매장에 갔더니 손님이 없는 상황에 누군가가 휴대전화를 충전하고 있더라. 손님이 (배터리) 충전하고 안 가져가시나 보다 했는데 알고 보니 그 노인이셨다. 그냥 모른 척하고 청소만 하고 온 적 있는데 그 이후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너무 미안하고 고맙다고 전하고 싶어서 크리스마스이니 작은 케이크 하나 선물로 준비했다. 차곡차곡 쌓여 있는 박스 위에 살포시 놓고 오겠다”고 했다.

끝으로 A씨는 안도현 시인의 시 <너에게 묻는다> 속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냐’는 구절을 언급하며 “이 말을 되새기면서 누구에게나 고마운 일을 할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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