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향한 국제사회 관심 줄어… 지원 절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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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샤바 글로벌 엑스포 난민센터
에밀리언 고론카 코디네이트 팀장

에밀리언 고론카 글로벌 엑스포 난민센터 코디네이트 팀장은 최근 국제적인 지원이 거의 안 되고 있다며 인터뷰 내내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바르샤바=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에밀리언 고론카 글로벌 엑스포 난민센터 코디네이트 팀장은 최근 국제적인 지원이 거의 안 되고 있다며 인터뷰 내내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바르샤바=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23일 기자가 도착한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 서쪽의 글로벌 엑스포 난민센터. 이곳은 2018년에 각종 심포지엄, 국제회의, 콘퍼런스 등이 열리는 곳이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폐쇄된 뒤 지금은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생활하는 곳으로 사용되고 있다. 기자는 이날 오전 이곳을 관리하고 있는 폴란드인 에밀리언 고론카 글로벌 엑스포 난민센터 코디네이트 팀장(45)을 만나 현재 우크라이나 난민 상황을 들어봤다. 그는 인터뷰 내내 어두웠다.

고론카 씨는 이곳에서 피란민들을 위한 기금도 모으고, 난민들 식사 및 아이들 교육 등을 총괄하고 있다. 최근 1년 반 동안 1만7000여 명의 난민이 이곳을 거쳐 갔다. 글로벌 엑스포는 또 4만여 명의 우크라이나인이 새로운 직장을 찾도록 도와줬다. 폴란드 내 민간이 운영하는 난민센터 중 규모가 가장 큰 곳이다.

이날 이곳에 남아 있는 우크라이나인은 300여 명에 불과했다. 올해 3, 4월까지만 해도 4000명이 넘을 정도로 붐볐고, 난민들은 무료로 잠자리와 음식 등을 제공받았다. 하지만 최근 국제사회의 지원이 끊기자 글로벌 엑스포의 지속적인 운영을 위해 성인 한 명당 한 달에 100달러(약 12만9300원) 정도의 월세와 90달러(약 11만6400원)의 식비를 추가로 받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아이들은 숙박 및 체재비가 무료다.

그는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터진 뒤로는 각국의 지원이 거의 끊겼다고 말했다. 고론카 씨는 “올 초만 해도 스웨덴 노르웨이 독일 미국 일본 한국 등 각국에서 지원이 이뤄져 난민들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갔다”면서 “지금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지원이 줄자 난민들이 직장을 찾아 떠나거나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 있는 난민들은 주로 노인 또는 아이들이다. 뇌성마비로 누워 있는 아이도 있고 심장질환, 고혈압, 관절염 등을 앓는 만성질환자도 많다. 고론카 씨는 “이곳 전기 관련 시설비만 한 달에 5000달러(약 647만 원) 이상을 내고 있는데 지원이 안 되면서 더 이상 엑스포를 운영하기 힘들 것 같다”면서 국제적인 지원을 호소했다. 고론카 씨는 “한국에서 의료봉사를 하러 온 사람들도 많고, 한국도 꾸준히 지원을 하고 있어 이곳 사람들이 한국에 고마워한다”며 “전쟁이 장기전으로 돌아섰고 언제 끝날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잊지 말고 한국 정부에서도 계속적인 지원을 해달라”고 말했다.


바르샤바=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에밀리언 고론카#난민#국제사회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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