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영 하늘궁서 ‘불로유’ 마신 80대 숨진채 발견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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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우유에 허경영 사진 붙여
許, 강연때 “암 치료 불로초” 홍보
“침대서 떨어져 숨진 것” 주장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 뉴시스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 뉴시스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76)의 종교시설로 알려진 ‘하늘궁’ 숙박시설에서 생활하던 8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6일 경기 양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23일 오전 10시 반경 “하늘궁에 입소한 아버지가 숨진 채 발견됐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과 경찰은 양주시 장흥면의 한 모텔 객실에서 숨진 80대 남성 A 씨를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발견 당시 A 씨 주변에선 유통기한이 3개월가량 지난 우유가 마시다 만 상태로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 모텔은 하늘궁이 운영하는 숙박시설이다.

경찰은 A 씨가 지병으로 요양원에서 생활하다가 이달 21일 부인 B 씨와 하늘궁에 입소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입소 후 부부는 식사를 하지 않고 이른바 ‘불로유’와 단백질 음료만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불로유는 일반 우유에 허 명예대표의 얼굴 사진과 이름이 적힌 스티커를 붙여 상온에 보관한 것이다.

허 명예대표는 강연에서 “불로유를 먹으면 암, 피부병을 낫게 하거나 수명이 두 배 이상 연장되는 등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며 불로유를 홍보했다. “불로유가 불로초”라고도 했다.

허 명예대표는 2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A 씨는 몸이 쇠약해 불로유 자체를 못 먹었다”며 “새벽에 침대에서 떨어져 변을 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또 “하늘궁은 불로유를 팔지 않는다”며 “(신도들이) 알아서 만들어 먹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A 씨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넘겨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현장에서 수거한 우유에 대한 검사도 할 방침이다.

양주=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허경영#하늘궁#불로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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