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상대로 투자사기 벌여 5억원 뜯어낸 40대 탈북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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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1월 6일 17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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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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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을 상대로 “돈을 벌게 해주겠다”며 투자사기를 벌여 5억원이 넘는 돈을 뜯어낸 40대 탈북여성이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박옥희)는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40)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11월 한 대만 교류 모임에서 알게 된 B씨에게 대부업 투자를 권유했다. 강원랜드 대부업자에게 투자하면 그 사람이 담보로 갖고 있는 건물과 차량의 매각대금 중 일부를 수익금으로 주겠다는 것이었다.

자신을 공무원이라고 소개한 A씨는 “중간에 책임지고 할 테니까 걱정 말라”며 긴가민가 하는 B씨를 안심시켰다. 그러면서 불법 사채를 다루는 일이기 때문에 직접 돈을 보내면 신변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현금카드를 주면 자신이 알아서 투자하겠다고 했다.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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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공무원이었던 B씨는 불법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과 엮이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말에 수긍하고 현금카드와 함께 계좌 비밀번호를 넘겼다. A씨는 건네받은 B씨의 계좌에서 수백~수천만원 단위로 돈을 빼 대부업에 투자했다.

하지만 약속했던 수익금은 만기일이 돼도 돌아오지 않았다. “돈은 언제 받을 수 있느냐”는 B씨의 물음에도 A씨는 “코로나 때문에 수익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일은 순서가 있는데 지금은 좀 기다리는 게 맞다”는 등의 변명으로 일관했다.

A씨는 돈을 돌려받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B씨의 심리를 이용해 또 다른 투자 얘기를 꺼냈다. 사실 자신이 탈북민인데 작은 가게를 차리면 새터민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며 투자금을 주면 지원금 3억원을 전부 주겠다는 말이었다. B씨는 돈을 건지기 위해 7000만원을 또 건넸다.

A씨는 이런 방식으로 2019년 5월부터 2년5개월 동안 B씨나 그의 가족 계좌에서 14회에 걸쳐 5억3000여만원을 가져갔다.

B씨는 지속적인 투자 요구와 수익금 미지급에도 평소 고급 외제차량과 명품으로 재력을 과시하는 A씨의 모습을 보며 의심을 거뒀지만, 끝내 돈을 돌려받지 못하자 수사기관에 사기 혐의로 그를 고소했다.

검찰은 A씨가 애초 강원랜드 대부업자에게 투자한 사실이 없었던 점과 B씨로부터 교부받은 돈을 쇼핑이나 식비와 같은 생활비로 사용해왔던 점을 볼 때 사기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법정에 선 A씨는 “피해자의 돈으로 강원랜드 대부업자에게 투자한 것은 사실이다. 수익금을 지급하지 못한 건 투자처로부터 상환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피해자를 기망한 적 없고 편취의 고의도 없었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고인이 말하는 대부업자가 실존 인물인지 확인되지 않았고,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결과에도 강원랜드 대부업자 투자와 관련한 내용이 발견되지 않은 점을 미뤄볼 때 실제 투자는 없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A씨가 B씨로부터 받은 돈을 생활비로 쓰거나 가족 명의 계좌로 넘긴 점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해 돈을 편취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는 사실이라고 판단했다.

박옥희 부장판사는 “자신의 범행을 계속해서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는 점, 피해액이 큰 점,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의 정상을 비춰 보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남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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