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서 맨발로 뛰어다닌 실종 아동…뛰쳐나가 구한 운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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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1월 2일 11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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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4일 오후 5시 52분경 대전톨게이트 인근 고속도로에서 남자아이가 맨발로 뛰어다니고 있다. 유튜브 채널 ‘한문철TV’
지난달 4일 오후 5시 52분경 대전톨게이트 인근 고속도로에서 남자아이가 맨발로 뛰어다니고 있다. 유튜브 채널 ‘한문철TV’
차들이 쌩쌩 달리는 고속도로에서 맨발로 뛰어다니던 실종 아동을 한 운전자가 무사히 구조했다.

지난달 31일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는 같은 달 4일 오후 5시 52분경 대전톨게이트 인근 고속도로에서 찍힌 블랙박스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을 제보한 A 씨에 따르면 당일 그는 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6~7세 정도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맨발로 고속도로를 달리는 모습을 목격했다. 아이는 쌩쌩 달리는 차들의 바로 옆에서 걸으며 점프하기도 했다.

A 씨가 고속도로에서 뛰어다니고 있는 남자아이를 구하러 달려가고 있다. 유튜브 채널 ‘한문철TV’
A 씨가 고속도로에서 뛰어다니고 있는 남자아이를 구하러 달려가고 있다. 유튜브 채널 ‘한문철TV’
놀란 A 씨는 곧장 비상등을 켜고 아이를 따라가며 112에 신고했다. 신고 후에는 갓길에 차를 세운 뒤 아이를 구하러 달려 나갔다.

A 씨는 아이를 도로 밖으로 데려가려 애썼지만 아이는 주저앉으며 버텼다. 잠시 후 A 씨는 간신히 아이를 안아 들고 도로를 벗어났다.

A 씨는 아이에게 나이와 이름 등을 물었지만 아이는 고함을 지르고 몸부림을 쳐 소통이 되지 않았다. 그는 아이가 또 어떤 돌발 행동을 할지 몰라 경찰이 올 때까지 약 8분간 아이 뒤에서 꼭 안고 있었다.

A 씨가 남자아이를 안고 도로를 벗어나고 있다. 유튜브 채널 ‘한문철TV’
A 씨가 남자아이를 안고 도로를 벗어나고 있다. 유튜브 채널 ‘한문철TV’
곧이어 도착한 경찰에 아이를 인계한 A 씨는 집으로 돌아온 후 지구대로부터 “실종신고가 접수돼 있었다. 아이 부모님이 지구대로 오셨고 아이는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갔다”는 연락을 받았다.

A 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너무 놀라서 손발이 떨렸다”며 “제가 가장 사랑하는 조카와 또래여서인지 아이를 처음 발견한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아이를 안고 있는 내내 한편으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경찰이 올 때까지 남자아이를 뒤에서 안고 있는 A 씨. 유튜브 채널 ‘한문철TV’
경찰이 올 때까지 남자아이를 뒤에서 안고 있는 A 씨. 유튜브 채널 ‘한문철TV’
한 변호사는 A 씨에게 “혹시 아이에게 정신적으로 장애가 있나”라고 물었고, A 씨는 “자세한 사연은 모르지만 저도 경찰분도 아이에게 장애가 있다고 판단했다. 일상적인 대화가 어려웠고 모든 언어와 행동이 미숙했다”고 설명했다.

한 변호사는 “A 씨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며 그에게 반광점퍼와 페달 박스를 선물하겠다고 밝혔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도 “아이만 구조한 게 아니라 혹시 모를 사고를 낼 뻔한 운전자까지 살린 것”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영웅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A 씨를 칭찬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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