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밑에서 토막난 고양이 사체 무더기 발견…“무슨일 있었나?”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10월 25일 16시 31분


코멘트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사천교 밑에서 몸 여기저기가 잘려나간 새끼 고양이 사체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23일 사단법인 서동행(서대문구서로같이동물동행본부)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1시경 어린 손주와 함께 사천교 주변을 산책하던 시민이 처참한 광경을 목격했다.

1~2개월된 새끼고양이들의 사체와 잘려 나간 다리가 나뒹굴고 있었고, 파리떼에 둘러싸인 검은 새끼고양이 한 마리가 울고 있는 모습이었다. 고양이는 총 5마리였다.

울고 있던 한 마리는 뼈까지 절단된 다리가 간신히 붙어있었고, 세 마리는 다리가 절단된 사체로 발견됐다. 또 한 마리는 밟혀 죽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입 안이 구더기로 가득했다고 제보자는 전했다.

이에 목격자는 다산콜센터와 구청에 신고한 후 당일 오후 6시경 다시 현장을 찾아가 봤으나 아무런 조치가 취해져 있지 않았다고 한다. 목격자는 살아남은 고양이 1마리를 병원으로 데려갔으나 결국 병원에서 죽었다.

제보자는 근처에서 예초작업이 진행된 것을 목격했다고 증언하며 예초기에 의해 고양이들이 죽임당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사건을 제보받은 서동행 측이 조사한 결과 16일(월)부터 작업자 6~7명이 손이나 기계로 예초작업했다는 관계자의 증언 확보했다.

서동행 측은 “지자체에서는 매년 예초작업 및 전지작업을 하는데, 새 둥지가 있어도 작업은 조심스러워야 한다”며 “이번 사건은 고양이 5마리가 한꺼번에 희생됐으며 대부분 다리가 잘려나갔다는 것이 특이한 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과연 5마리의 고양이에게 그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정말 다섯마리 고양이들의 비명과 울음을 듣지 못했을까?”라며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또 “만약 동물학대자 소행이라면 지자체가 신고받고도 늑장대응하여 고양이들을 죽음으로 이르게 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대문구청 관련부서 측은 “예초작업이 있었던 것은 맞다”며 “현재 정확한 내용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